남북정상회담 연내 성사될까

연초부터 남북 정상회담을 겨냥한 중대한 기류변화가 일고 있다.


진원지는 북한의 1일 신년 공동사설이다. 사설은 “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 남측 당국이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 강도높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사실상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정상회담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최고위급 회담 추진을 뜻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3일 대북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공동사설의 논조를 이어받은 ‘선신보’ 2일 보도는 북한의 정상회담 추진 관측을 한층 증폭시켜놓고 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로 북한의 비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공동사설에 대해 올해의 극적인 사변을 예감케 하는 의지의 표명”라고 평가했다.


문맥상 ‘극적인 사변’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결국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북한의 속내를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특히 작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북한이 ‘특사조의방문단’을 파견한 이후 남북간에 공식, 비공식 접촉들과 회담이 열렸다는 점을 상기시킴으로써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의 잇따른 긍정적 발신음 속에서 정상회담 추진에 신중론이 강했던 우리 정부 내에서도 미묘한 변화의 흐름이 읽힌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구랍 31일 새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 전망에 대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간의 상생하는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어느 수준에서도 남북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물론 최고위급 대화도 거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싱가포르 비밀접촉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남북간 정상회담 추진논의가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는 양측의 대내외적 이해가 일정정도 맞물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으로서는 당면한 경제난을 타개하고 2012년 강성대국 건설과 후계자 승계을 위한 안정적 토대를 구축하려면 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극적인 돌파구가 시급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 정부로서도 ‘그랜드바겐’ 제안의 기조를 살려 북핵을 주도적으로 풀어나가려면 정상회담은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이다. 최근 북미관계의 진전 흐름 속에서 남북관계가 상대적으로 뒤쳐지고 있는 듯한 흐름을 보이는 점도 정상회담 추진의 필요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르면 올 3, 4월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2, 3월께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핵 6자회담과 비슷한 시기에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6월 지방선거라는 국내 대형이벤트를 앞두고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는 관측 속에서 지방선거 직후 또는 7, 8월에 열릴 것이라는 관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양측 모두 정상회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회담의 조건과 내용을 놓고는 ’간극’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경제난 타개를 위한 경협 재개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큰 반면, 우리 정부는 북한이 난색을 표하는 북핵문제를 주의제로 삼자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문제도 양측이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복잡한 이슈다.


이미 작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만나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했지만 시기와 장소, 조건 등 구체적 사안을 놓고는 심각한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1월에도 통일부 당국자가 개성을 비밀리에 방문해 비밀접촉을 가졌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어찌됐건 북한의 유화적 대남제스처 속에서 양측은 조만간 물밑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남북관계는 연초부터 중대한 전환점에 올라설 것으로 관망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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