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아직은 ‘설왕설래’ 수준

열린우리당 김재홍(金在洪) 의원이 20일 이르면 내년 초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청와대와 통일부가 21일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 정상회담 논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정상회담이 검토되거나 추진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조건이 성숙하고 북한이 제의해오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아직은 논의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바 없다”면서 “당이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미 장관이 밝혔듯이 논의 단계도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모두 부인하고 있는데도 ‘제2차 남북정상회담 준비설’이 끊이지 않는 데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에서 지펴대는 군불 때문이다.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올해 연말쯤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고 말한 당사자도 청와대와 정치권을 연결하는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다.

문희상 의장은 지난 6일 일본 방문에서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방북을 공언한 데 이어 13일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조속한 정상회담 개최를 북측에 촉구하기도 했다.

문 의장의 기획특보를 맡고 있는 김재홍 의원은 시간과 장소까지 거론하면서 정상회담 준비가 실무협의로 접어든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김 의원의 발언을 북측과 협의된 결과로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지난달 방북과정에서 북측 관계자와 나눈 담화 수준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재홍 의원측은 “지난달 방북과정에서 정상회담 관련 실무협의가 있었다”면서도 청와대나 정부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쪽 사정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문 의장의 방북이 이루어질 경우 이 과정에서 좀더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을 가능성은 있다. 아직은 설왕설래(說往說來) 수준이다.

열린당 지도부가 정상회담 조기 성사에 집착하는 데는 뚜렷한 정국 반전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이런 점을 의식해 적극적인 만류 분위기가 아니다.

결국 북핵이 해결되기 전에도 정상회담 추진이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이후 대북접근에서 김정일 정권에 대한 지원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제 남과 북의 정권이 ‘협력적 공생관계’에 들어섰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편, 한나라당은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김재홍 특보는 청와대가 아니라고 하고 통일부장관도 모르고 북한도 전혀 언급한 바 없으며 여건과 분위기도 아닌 남북정상회담이 내년 초 금강산에서 있다고 아는 체 했다”며 “국회의원이나 잘하셔”라고 공박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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