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시기.의제 쟁점화 조짐

한나라당이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를 선출하자마자 오는 10월 2∼4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을 차기정권으로 연기할 것을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 청와대와 대통합민주신당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시기 및 의제 문제가 대선 쟁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북핵 문제 등 시급한 현안이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 대선에 임박해 개최할 경우 정치적 악용의 우려가 있다며 합의사항을 실제로 집행할 차기정권에 남북정상회담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민주신당은 한나라당의 연기요구는 상식 이하의 발상이라고 비판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국가와 민족의 장래가 걸린 중대사인 만큼 집권이란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벗어나 국가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북한) 수해때문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의제에 북핵문제 등이 들어갈 것 같지도 않고, 남북정상회담 연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나라당의 입장은 가능하면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차기 정권에서 (회담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최악의 경우 대선 이후 당선된 대통령과 협의하에 남북정상회담을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후보도 이날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한 자리에서 “정상회담을 대통령선거에 어떻게 활용할 지…핵이 있는 상태에서 협상을 하면 핵을 인정하는 게 되는 것 아니냐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후보는 “그런 일은 신뢰가 문제인데 `NLL(북방한계선)은 안보 개념’이란 통일장관의 발언을 보면 신뢰가 가지 않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6.15(남북정상)회담 때도 국민의 동의없이 합의하지 않았느냐. 이번 대선도 `평화 대 전쟁불사당’으로 몰까 걱정된다”면서 “한나라당이 오히려 전쟁억지당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것은 누가 생각해도 상식 이하의 이야기 아니냐”면서 “저는 그동안 (이 후보가) 박근혜씨와의 치열한 공방기간이었기 때문에 그 기간이 지나면 남북관계에 대해 유연하고 큰 틀의 생각을 가질 줄 알았는 데 의외여서 섭섭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고 한나라당과 이 후보를 비판했다.

정균환 최고위원도 “남북관계에 대한 (이 후보) 본인의 입장정리가 덜 된 것 같다. 제 2당 대선후보가 됐으면 최소한 민족의 운명이 걸린 남북관계 정도는 정리하고 후보가 됐어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이 후보는) 남북관계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21일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홍보수석실 명의의 글을 통해 “(한나라당의 남북정상회담 연기 요구는)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좌지우지하고 국가체계를 무시하는 오만한 발상”이라면서”한나라당 집권이란 당리당략 말고 국가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고 하는 얘기인가. 아무리 대선이 중요하고 정당이 집권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고 해도 너무 심하다”고 비난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