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의 성공 조건

협상에는 상대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하기에 탄탄한 전략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전략, 그래서 우리편으로 만들어가는 전략 말이다. 당장 우리편이 안된다면 우리쪽으로 유리하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차선이다. 개인끼리의 협상이나 기업간의 협상, 그리고 국가간 협상도 그 규모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편으로 만들거나 우리쪽을 많이 생각하도록 전략을 짜고 시도한다는 점에서는 하등 다를 바 없다.

남북간 협상은 수많은 협상 가운데 가장 어렵고도 지루한 것들 가운데 하나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협상의 형식을 갖췄다고 하지만 가끔 일방적이어서 그렇다. 체제가 다르고 오랫동안 대화가 중단됐으며 불신의 끈을 놓고 있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단적인 예다. 한 고비를 지나쳤다 싶으면 또다른 고비가 앞을 가로 막았다. 험한 산을 넘었다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면 또다른 위기가 다가왔다. 그러기를 몇년째인지 기억이 아득하다. 북핵 문제라면 이제는 모두가 혀를 내두르게 됐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반도 비핵화 달성이 한국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일부터 2박 3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도 크게 보면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여러가지 협상들 가운데 매우 중요한 협상이다. 우리는 벌써 북한의 특정지역을 경제특구의 형식으로 개발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했다고 전해진다. 서로의 문호를 활짝 연다는 차원에서 방북단이 북한의 아리랑공연을 직접 보기로 했다고 한다. 남북이 합의한 일정대로라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포함해 최소한 1~2차례는 만나는 것으로 돼 있다.

남북정상이 만나 대화를 통해 현안을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가는 것이야 말로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달성하는 데 첩경임은 누구라도 인정하는 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통해 협상의 전략을 마음껏 발휘하게 될 것이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받을 것은 받는 등 밀고 당기는 협상의 묘미를 드러낼 것이다. 양측의 협상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겠지만 남북이 화합해 통일의 길로 나가자는 지향점을 협상의 기본틀로 삼았으면 한다.

남북정상의 협상은 우리편으로 만들거나 우리쪽으로 유리하게 판단하도록 하는 것보다 공통의 지향점을 찾아 그 지향점을 겨냥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게 옳다. 그 지향점은 눈앞의 이익보다는 한민족의 장래와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추구하는 쪽으로 설정되는 게 맞다. 한쪽으로 끌려가거나 너무 한쪽을 밀어서는 공통의 지향점을 놓쳐 버리기 쉽다. 그 지향점의 설정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긴 시간을 요구한다. 우리로서는 차기 정부가 감당하기 힘든 제의를 내놓기보다는 이해의 폭을 넓히고 지향점을 좀더 명확히 설정하는 쪽으로 협상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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