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때 기념식수 표지석 설치무산

정부는 지난해 10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념 식수에 대비해 양 정상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준비해 갔으나 김 위원장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하는 바람에 이를 설치하지 못한 것으로 14일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이후 김만복 국정원장이 북측과 협의한 끝에 대선 전날인 작년 12월18일 방북, 노 대통령 이름만 적힌 새로운 표지석을 설치했다.

청와대 대변인인 천호선 홍보수석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평양 방문 초기까지 기념식수장에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할 것인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나올 경우를 대비해 표지석을 만들어갔다”며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이 나오지 않았고, 김영남 위원장과 함께 식수를 하게 됐기 때문에 그 표지석은 쓸 수가 없게 됐다”고 밝혔다.

천 수석은 “실제로 나중에 설치한 표지석은 정상회담 기념식수가 아니라 당연히 평양방문 기념식수가 된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정상회담을 기념하려면 양 정상이 같이 심은 나무여야 정상회담 기념식수가 되지 않겠느냐. 따라서 당연히 명의는 노 대통령 단독 명의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애초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식수를 할 경우에 대비해 두 사람의 이름이 새겨진 250㎏ 규모의 표지석을 준비했으나 김 위원장의 불참으로 사용하지 못했고, 이후 남북 협의로 `하나 된 민족의 염원을 담아’라는 문구가 새겨진 노 대통령 단독 명의의 70㎏ 규모 표지석을 설치했다.

그는 “양 정상이 공동식수를 하는 것으로 해서 표지석을 크게 만들었는데 그게 안돼서 저희 스스로 (표지석 크기를) 축소한 것”이라며 “처음에 만든 표지석 크기도 남북이 협의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의 관행은 표지석을 잘 설치하지 않는 것인데, `이건 의미가 있으니까 준비하겠다’고 해서 `그래 좋다’라고 합의가 됐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식수행사에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보장 못한다’고 해서 그럴 경우를 대비해 준비해가겠다고 얘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만복 국정원장의 표지석 설치 목적 방북 건에 대해 천 수석은 “굉장히 뜻깊은 방문이자 식수였는데, 비록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한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아무런 표지가 없다는 것은 그 일을 주도했던 국정원장으로서 상당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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