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적십자회담 관계개선 선행지수 될까

남북 적십자회담이 2007년 11월 이래 약 2년만에 26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려 남북간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현안들을 협의키로 합의함으로써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2년만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당면해선 방북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측과 합의한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실현하는 데 논의를 집중할 것이지만, 남북적십자회담이 준 당국간 회담으로 간주되는 데다 금강산에서 열리는 점 등으로 인해 앞으로 당국간 회담과 금강산관광 재개의 선도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대한적십자사와 정부는 올해 추석이 10월3일이어서 촉박하더라도 10월 초에는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사이엔 이미 여러 차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가져 관례와 경험이 축적된 만큼 실무적으로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적십자 회담 장소는 일단 금강산호텔로 정해졌지만, 회담에선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지난해 7월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면회소는 완공된 후에도 남북관계의 경색 속에 ‘빈집’으로 남겨져 각종 집기와 통신시설 등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에서 합의 여부에 따라선 앞으로 한달여 기간이면 이산가족들을 맞을 시설을 갖추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측은 이산가족 상봉이 이번 추석에 국한된 일회적 상봉이 아니라 향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북측과 협의할 방침이다.

한적과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되나 북측이 그동안 이들 문제 거론에 반발해왔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제기할지도 주목된다. 추석 이산가족 상봉 자체가 무산될 위험까지 무릅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단 강한 어조로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전례에 의해 일반적인 이산가족 상봉 대상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을 소수 포함시키는 방식이 이번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문제와 더불어 인도적 현안을 논의한다는 차원에서 남측의 대북 지원문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대북 지원문제가 대부분 장관급회담이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등 장.차관급 회담에서 논의돼 왔지만 남북간 각종 대화가 장기간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에 북측은 모처럼 열린 적십자회담을 통해 시급한 식량지원 문제 등을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 정부는 대규모 대북 지원은 북한의 직접 요청이 있을 경우 국민여론을 감안해 결정한다는 원칙인 만큼 북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번 회담에서 결론을 내지 않더라도 진지하게 검토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은 적십자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에서 엶으로써 이를 통해 중단된 금강산관광을 재개시키는 부수적 효과도 내심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강산을 방문한 이산가족들의 신변안전 문제는 적십자회담 차원에서 보장되는 것이지만,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금강산관광 재개 조건중 하나가 금강산관광객의 신변안전 대책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를 남북 당국이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정부와 한적은 25일 오전 북측이 적십자회담 개최에 동의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내옴에 따라 오후에는 대표단 명단을 확정하고 회담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도 개최한다.

남측은 전례에 따라 김영철 한적 사무총장이 수석대표를 맡았으며, 북측은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부위원장을 수석대표로 통보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