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적십자회담…과거정리 계기될까

23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6차 남북 적십자회담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가 중심 의제라는 점에서 남북간에 과거사 정리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이념적, 역사적 성격이 강한 의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14일 북측 대표단이 국립현충원 참배와 맞물리면서 이번 회담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북측 대표단의 국립현충원 참배가 과거의 역사와 화해하는 출발점이자 냉전종식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기 때문이다.

국군포로ㆍ납북자 문제 역시 동족상잔의 과거와 냉전의 산물인 만큼 현충원 참배의 연장선에서 북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국군포로ㆍ납북자 문제는 적십자회담 테이블에 처음 오르는 의제는 아니다.

우리측은 2000년 6월 27∼29일 열린 제1차 적십자회담 때 “불행했던 남북관계로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상대측 지역에 가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산가족의 귀환사업도 전개하자”고 에둘러 제의한 이후 거의 매번 제기했던 사안이다.

그 후 2002년 9월 제4차 회담 때 북측이 자발적으로 기본발언에서 거론하면서 ‘지난 전쟁시기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자들에 대한 생사ㆍ주소확인 작업을 협의, 해결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여기에는 같은 해 5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박근혜 의원을 면담했을 때 전쟁 당시 행방불명된 군인에 대한 생사확인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우리측은 4차 회담 때 전후 납북자를 의미하는 ‘전쟁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도 대상에 함께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03년 1월 열린 제3차 적십자 실무접촉 때는 ‘남북은 전쟁시기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생사ㆍ주소확인 문제를 면회소 건설 착공식 후에 협의ㆍ해결한다’고 합의, 논의시기가 명시됐다.

하지만 진전이 없다가 지난 6월 제15차 장관급회담에서 ‘제6차 적십자회담을 8월 중 개최해 전쟁 시기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생사확인 등 인도주의 문제들을 협의키로 했다’고 합의, 이번 회담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런 흐름에 비춰 우리측은 인도주의적인 측면과 불행했던 과거를 정리해 나가야 한다는 측면을 부각하면서 국군포로ㆍ납북자의 생사확인 규모와 시기까지 합의문에 담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북측이 그동안 전후 납북자 보다는 국군포로 문제에 논점을 국한하려 하는 동시에 국군포로조차도 존재 자체를 부인하며 ‘전쟁시기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왔다는 점이다.

이런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경우 이번 합의문에는 전후 납북자 문제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납북자까지 생사확인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우리측 요구에 대해 북측이 북송 비전향 장기수의 재남 가족과, 전향서를 썼지만 북송을 희망하는 장기수에 대한 추가송환을 요구하고 나올 경우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남북관계가 6.15선언 직후인 5년 전에 비견될 정도로 확대일로에 있다는 점을 들어 의외의 성과를 기대하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이번 회담이 비전향장기수 송환과 이산가족방문단 교환,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등의 합의사항을 이끌어냈던 2000년 6월말 1차 적십자회담 만큼의 결과물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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