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만나 氣를 많이 받은것 같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7일 낮 8.15 민족대축전 참가차 서울을 방문한 김기남 단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일행을 접견한데 이어 오찬을 함께 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북측 관계자의 청와대 방문은 이번이 두번째로, 앞서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에 참석한 권호웅 단장 등 북측 대표단 일행이 지난 6월23일 청와대를 찾았었다.

이날 접견 및 오찬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2시간여에 걸쳐 이뤄졌다.

접견에는 김기남 단장을 비롯해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최승철 아태위 부위원장, 리 현 아태위 참사 등 북측 대표단 4명과 함께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 권진호(權鎭鎬) 청와대 국가안전보좌관,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이 참석했다.

오전 11시15분 청와대 본관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 일행은 정 장관, 권 보좌관 등과 5분 가량 환담을 나눈 뒤 본관 2층에 위치한 접견실로 이동, 기다리고 있던 노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했다.

노 대통령은 김기남 단장이 고령(79세)임을 감안한 듯 “이번에 보니까 대단한 강행군인데 건강은 괜찮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넸으며 김 단장은 “아주 건강하게 보냈습니다”고 답례했다.

노 대통령은 “화면으로 지켜보면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특히 현충원을 방문해준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며 “그것이 앞으도 더 좋은 일이 계속 생길 수 있는 밑천이 될 것”이라며 북측 대표단의 현충원 방문을 평가했다.

이어 김 단장이 “먼저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께서 노무현 대통령 각하께 보내신 인사를 전해드립니다”고 전하자 노 대통령은 “감사합니다. 건강하시죠”라고 되물었고, 김 단장은 다시 “건강하십니다”고 답해 남북 정상간 ‘간접 인사’가 오고가기도 했다.

김 단장은 또한 “우리나라 형편을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지금 형편은 좋다. 전체가 일심단결해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힘차게 나가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농업문제 때문에 전 인민이 달라붙어 힘쓰고 있다. 작황도 좋다”고 설명한데 이어 대북 비료.식량 지원에 사의를 표했다.

예정보다 10분 가량 길어진 접견이 있은 뒤 노 대통령과 북측 대표단 일행은 오찬장인 본관 1층 인왕실로 이동했다. 오찬에는 안경호 북측 민간대표단장, 김수남 내각사무국 부부장 등 2명의 북측 인사와 백낙청 남측 민간대표 단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북측 대표단의 방문을 거듭 환영하고 “8.15 60주년 행사를 남북이 힘을 합쳐 치러 기쁘다”며 “그 자체가 큰 의미이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남북관계가 한 걸음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일정이 굉장히 빠듯하던데 오늘 얼굴들이 밝으신 것을 보니 남북이 만나 기를 많이 받은 것 같다”며 “이처럼 남북관계가 원기왕성하게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김 단장은 “이번에 통일의 열망과 북남관계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북녘인민들의 염원을 안고 왔다”며 이번 민족대축전 행사와 관련, “대단히 만족한다. 성과가 있었다”고 화답했다.

정동영 장관은 건배사를 통해 “이번 8.15에는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남북간에 의미있는 길을 여는 경사스런 조치들이 있었다”며 서해상 해군사령부간 통신, 비무장지대 선전수단 제거, 이산가족 화상상봉, 북측 대표단의 현충원 및 국회 방문 등을 꼽았다.

정 장관은 “김기남 단장과 림동옥 부부장이 (성과를) 최소한 10가지 이상 채우자고 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본다”며 ‘남북관계의 화합과 단합과 전진을 위하여’라는 구호로 건배를 제의했다.

오찬에서는 삭스핀 제비집찜, 우럭찜 등과 함께 백두산에서 공수해온 자연송이버섯으로 만든 요리 등 중식이 제공됐다.

또한 “복분자주가 준비됐다”는 행사 관계자의 설명에 정 장관이 “(김 단장은) 와인을 좋아하시는데…”라고 말하자 김 단장은 “복분자에 지지 찬동합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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