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북 3차대화 열리기엔 부족한 상황”

정부 고위당국자가 11일 비핵화 관련 남북-북미 3차 대화가 열리기엔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3차 비핵화 대화 여부에 대해 “연내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과 북한, 남한과 북한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고 있지만 아직 (대화가 재개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1차 발리 남북 및 뉴욕 북미대화와 9, 10월 베이징 남북 및 제네바 북미대화 등 2차 대화가 개최된 것에 이어 연내 3라운드(3차 대화)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당국자는 북한의 태도 변화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이 합의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은 것’이라는 외교격언을 소개, “설령 지금 30원 짜리가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100원 짜리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3차 대화시 남북-북미대화 순서에 대해 그는 “남북이 먼저냐, 북미가 먼저냐가 관전 포인트가 아니라 이번 대화에서 (비핵화 사전조치 문제를) 마무리 짓고 다음 단계인 6자회담으로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방한해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 후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 얘기하길 희망하지만 솔직히 회담을 위한 회담에는 관심이 없다”고 북한의 사전조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두 차례의 미북간 회담을 ‘탐사’ 성격으로 규정한 데이비스는 ‘목적의 진정성(seriousness of purpose) 확인’이란 표현을 사용, 다음 이뤄질 3차 회담 성격을 규정했다.


이와 관련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내에 열리면 좋겠지만 서로 협상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날짜가 정해지는 것이어서 시기를 못 박기 쉽지 않다”며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고 서로 노력하고 있지만 노력이 현실화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비핵화 사전조치 수용에 대한) 최종 결정은 북한이 하는 것이어서 현재로서는 6자회담 재개를 전망하기 어렵다”면서 “나머지 나라들이 북한을 모두 설득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북한이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결정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고 비핵화 사전조치를 받아들여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내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핵안보정상회의 때까지 6자회담이 열린다면 한반도 정세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