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전담 ‘남북교류협력처’는 꼭 필요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16일 공개된 개편안에는 현행 18부 4처인 중앙 행정조직을 13부2처로 축소 조정했다. 통일부는 외교통상부와 통폐합돼 ‘외교통일부’로 된다.

인수위는 조직개편 설명자료를 통해 “외교와 통일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면서 “통일정책은 특정 부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부처가 관여하되, 대외정책의 틀 속에서 조율해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대북정책 기능을 외교부가 흡수하고 통일부가 맡아온 대북 관련 업무를 성격에 따라 관련 부처로 넘기겠다는 것이다.

외교통일부는 북한과의 회담과 교섭도 맡고, 통일부가 일부 맡아왔던 북한정보 수집 분석은 국정원이 전담하게 된다. 외교통일부는 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기능은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된다. 대북 경제협력 업무는 신설된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로 이관된다. 쌀과 비료 등 대북지원과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사업은 다시 대한적십자사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위 조직개편안의 큰 특징은 정부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일은 많이 하자는 MB 구상이 담겨 있다. 전체적인 방향은 좋다. 어떤 면에서는 국회 환노위(환경노동위)처럼 환경, 노동, 보건복지, 여성부의 업무를 합쳐서 2개부로 더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여튼 정부의 군살을 빼고 민간에 넘길 것은 모두 넘겨주는 것이 좋다.

통일부의 업무를 관련 부로 나눠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옳은 방향이다. 실제 2007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추진되고 있는 여러 남북 경협사업들은 관련 부처에서 추진계획을 입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북교섭 및 교섭지원만 통일부가 맡아왔다.

하지만 모든 대북 업무를 분할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이를 통합조정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아마도 이 통합조정 기능을 외교통일부가 맡게될 것으로 보이지만, 외교문제로 해결해야 할 부문과 남북문제로 해결해야 할 부문은 일정 부분 나눠져야 한다.

북한문제는 여러 가지 있지만, 이를 모두 포괄하여 3개 핵심사안으로 묶어보면 ▲핵문제(한반도평화체제, 군축 등) ▲ 개혁개방 문제(대외관계, 남북교류협력, 남북협상 등) ▲ 인권문제(납북자, 국군포로, 재외 탈북자, 북한 주민 인권 등)이다.

‘북한문제’는 국제문제이자 동시에 남북문제의 성격을 갖는다. 3개 주요사안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 3개 사안을 해결해 가는 방식에서, 즉 역량 배분의 측면에서 국제문제로 ‘7할’ 정도, 남북문제로 ‘3할’ 정도로 힘을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특히 핵문제, 인권문제는 유엔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러시아 등과 국제공조를 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고, 개혁개방 문제는 중국과 한국의 힘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남북간 교류협력(협상) 문제, 납북자, 국군포로, 이산가족 등은 각 부서가 실무 담당은 하되, 종합 컨트롤 하는 전담부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예컨대 총리 직속으로 ‘남북교류협력처’와 같은 부서를 두는 것이 꼭 필요하다.

만약 이 모든 업무를 외교통일부에서 하게 되면 남북간에서만 발생하는 고유 업무인 ‘남북문제로서의 북한문제’를 다루는 힘이 결정적으로 약화된다. 국군포로 문제 등을 6자회담이나 한일 간 협력으로 풀기는 어렵다. 외국의 사례를 원용하자면, 과거 동서독 간의 고유업무를 맡은 내독성(內獨省) 같은 곳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 핵폐기, 북한주민(탈북자) 인권 보장, 대외개방 압박 등은 7할을 국제공조의 힘을 바탕으로 추진하고, 남북간 고유 업무는 3할 정도로 나눠서 ‘남북교류협력처’에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북한문제 해법의 ‘황금분할’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남북문제에서 북한을 협상 상대자로 현실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을 수 있다.

하지만 통일부 업무의 분할을 반대하면서 “오히려 통일부를 강화해야 한다”(정동영 전 장관 발언)는 식으로 나가는 것은 전혀 옳지 않다. 정동영 제17대 대통령 선거 낙선자는 선거에서 그렇게 참패하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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