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결 무산된 탈북 女아이스하키 선수

북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출신으로 1999년 탈북한 황보 영(29). 2003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옛 동료들과 맞서 화제를 모았지만 2007 창춘대회에서는 뛸 수 없게 됐다.

대한올림픽위원회가 3일 동계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 제출한 아이스하키 여자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그의 이름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황보 영은 2000년이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05년 4월 뉴질랜드 세계선수권대회 5부리그에서 4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10포인트를 올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가 국제대회에서 첫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황보 영은 지난해 8월 동료들과 함께 아이스하키협회 사무국의 공금 유용을 비판하면서 회장 퇴진을 주장한 탄원서에 서명한 뒤로 국가대표팀에서 겉돌았다. 결국 동계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서도 빠지게 됐다.

협회가 밝힌 대표팀 배제 사유는 그가 지난해 9월 열린 일본팀과 친선경기에 무단 불참했다는 것. 하지만 황보 영은 4일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그 때 빙판에 서고 싶었지만 연락을 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못 나갔다”며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협회 관계자들은 연락을 못 받았으면 협회로 찾아왔어야 했다고 하지만 탄원서 사건 때문에 ’영구제명’ 얘기까지 나돌던 상황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었겠나”라고 덧붙였다.

황보 영은 “부모님이 반대하셨지만 아이스하키가 너무 좋아서 열 두살 때 시작했다. 북한엔 실내빙상장이 없어 야외에서 손발이 얼어가며 운동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최초의 여성 아이스하키 지도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 2년 전 나이 스물 일곱에 한국체육대학교에 들어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렇게 운동을 그만두고 꿈을 접으려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미 엔트리 마감이 끝났지만 황보 영은 “부상 선수 교체 등으로 나갈 방법이 있을 지도 모른다”며 마지막까지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협회 관계자도 “황보 영은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본인이 아시안게임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출전시킬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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