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단일팀-브라질 축구대결 가능성은

남북한이 내년 도하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에 관한 원칙에 합의하면서 내년 봄 남북축구단일팀과 브라질대표팀의 친선경기를 개최하기로 해 성사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8일 중국 광저우에서 북측의 문재덕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뒤 “내년 6월 독일월드컵 이전에 남북축구단일팀과 브라질대표팀이 평양과 서울에서 한번씩 친선경기를 갖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경기는 만일 성사만 된다면 ’통일축구’ 차원을 넘어서는 세기의 빅 이벤트가 될 것임이 틀림없지만 축구계 안팎에서는 ’회의론’이 만만찮다.

’남북단일팀-브라질전 프로젝트’는 지난 5월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처음 언급됐고 지난 7월 싱가포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김정길 위원장과 브라질 출신인 주앙 아벨란제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만난 자리에서도 추진 방안이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대한축구협회는 반색하기 보다는 오히려 당황하는 분위기다.

우선 내년 독일월드컵 개막을 앞둔 ’시점’이 걸림돌이 된다는 반응이다.

축구협회 대외협력국 관계자는 “새 감독이 온 다음 대표팀이 월드컵 체제로 가동되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모든 것을 월드컵 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인’하는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그런 상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일 두번이나 단일팀 경기를 해야 한다면 내년 봄에 가질 수 있는 평가전 기회를 모두 투입해야 한다”며 “국내 축구 팬들도 대표팀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기를 마냥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축구대표팀은 현재 일정상 내년 2월 아시안컵 예선에 나서야 하고 3월에 단 한번 평가전을 가질 기회가 있을 뿐이다.

FIFA가 정하는 A매치 데이가 아니면 해외파 등 선수 소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대다수가 유럽 빅 리그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대표팀 역시 소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월드컵 본선 체제 때문에 내년 프로축구 리그의 차질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각 구단들이 이벤트성 경기에 선수들을 순순히 내줄리도 만무하다.

남미 예선을 통과하면서 호나우두, 호비뉴, 아드리아누, 카카 등 4명의 빅 스타를 공격진에 투입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던 브라질대표팀의 일정을 빼기도 쉽지 않다.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 각국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과 한번 평가전을 갖기 위해 안달할 것이 뻔한데 남북단일팀이 두번씩이나 친선경기를 갖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물론 남북단일팀과 세계 최강팀의 대결이라는 상징성에다 남북 양측과 브라질 정부가 한꺼번에 힘을 쏟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될 경우 이벤트가 너무 강한 정치성을 띠지 않겠느냐며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축구계의 한 인사는 “이런 이벤트를 기획하는 ’윗분’들은 그냥 단일팀 만들어서 브라질이랑 한판 붙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쉽게 말하지만 실제로 일을 진행해야 하는 축구계 입장에서 보면 말처럼 간단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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