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당시부터 ‘이행 여부’ 불투명…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30일 밝힌 성명에서 나온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협력, 교류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는 1991년 12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남북한 화해 및 불가침, 교류협력 등에 관해 공동 합의한 문서다.

남북기본합의서는 서문과 함께 ▲제1장(남북화해) ▲제2장(남북 불가침) ▲제3장(남북교류협력) ▲제4장(수정·발효) 등 4장 25조의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 북한 조평통은 “남과 북의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1953년 7월 27일자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2장 11조)와 “해상불가침 구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관할해온 구역으로 한다”(3장 10조)는 조항을 폐기하겠다며 지금의 북방한계선(NLL)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이 폐기를 선포한 이 두 조항은 그동안 1953년 마크 클라크 당시 유엔군사령관이 설정한 NLL을 포함한 군사분계선에 대해 상호 존중한다는 의미로 해석돼 왔다.

그러나 조평통은 “미국이 제멋대로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1991년 합의 정신을 부인했다.

남북기본합의서는 채택 이후 1993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거부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며 시작된 ‘제1차 북핵위기’와 1994년 ‘김일성 사망’을 거치면서 사실상 효력을 잃고 말았다.

한편,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당시 일각에서는 남북 공동가치에 대한 합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남과 북 각각의 입장을 한꺼번에 병렬적으로 담았기 때문에 합의서에 대한 이행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