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기본합의서 국회비준 시급”

통일 관련 법제를 정비하기 위해 무엇보다 1992년 2월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를 국회에서 비준하고 유엔 사무처에 등록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이장희 한국외대 대외부총장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회의원.시민단체 협의회’ 창립대회 및 정책 토론회에서 “남북기본합의서가 15년 동안 국회 비준을 받지 못해 선언적 규정에 불과하다”면서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으려면 국회 비준을 받은 법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최고인민회의 등을 통해 남북기본합의서를 인정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국내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회 비준 절차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엔 헌장 102조에 의하면 유엔 사무처에 등록한 모든 국제적 합의만이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원용이 된다”고 지적한 뒤 “남북기본합의서의 유엔 등록은 국제무대에서 남북 관계를 법제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발제자로 나선 정문헌 한나라당 의원은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 문제와 관련한 국내에서의 정치적 균열을 극복하고 당면한 남북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남북기본합의서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준거틀을 마련할 필요가 말했다.

정 의원은 또 “남북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우리의 인식은 ’북한 탓’ 아니면 ’미국 탓’ 으로 치부해 왔다”면서 “북핵문제가 대두하면서 남북기본합의서는 정치적 사문화의 길을 걷게 됐다”고 지적했다.

토론자인 박찬봉 통일부 정책기획관은 “정부 입장은 남북간에 합의문을 교환함으로써 남북기본합의서가 발효된다고 합의했다는 점”이라면서 “국회비준 등의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별도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앞서 열린 국회의원.시민단체협의회 창립대회에서는 이장희 부총장과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 등을 상임 공동대표로 추대했다.

남북기본합의서는 1991년 12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고위급회담에서 남북한이 화해 및 불가침.교류협력 등에 관해 공동 합의한 기본 문서로 서문과 4장 25조로 이뤄져 있으며, 1992년 9월 제8차 고위급회담에서 3개 부속합의서가 채택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