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기도회, 남북 경색 국면 풀어주나

남한과 북한의 개신교인들이 모여 북한의 ‘심장’인 평양에서 지난 4일 개최한 ‘6ㆍ15공동선언 이행과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회’가 최근 급랭한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해줄지 남북 양측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남측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북측의 조선그리스도교련맹(조그련)이 공동주최한 이 기도회는 2001년 이후 관행대로 6월에 열 계획이었으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등의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수차례 연기돼 올해는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북측이 지난달 초 급작스레 개최를 제의한 데 이어 실무회담에서 개최 일자와 규모를 확정하고 보름여만에 기도회를 치러내는 추진력을 보였다.

이번 기도회는 특히 평양에서, 그것도 최근 개축한 봉수교회에서 북측 교인 400여 명이 모여 통일의 열망을 서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통일 운동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NCCK는 기대하고 있다.

권오성 NCCK 총무는 “민간교류는 특히 정부 교류가 막혔을 때 그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기도회는 남북 교회가 공식적인 대화와 모임을 통해 교류함으로써 대화의 숨통을 트고 이어가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강형섭 조그련 위원장은 방북단을 환송하는 만찬에서 “이번 기도회는 어떤 난관에도 지금까지 일궈낸 귀중한 열매를 보호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만방에 풍기겠다는 바람을 알렸다”고 평가한 다음 “우리는 민족의 하나 됨을 믿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헤어질 수 있다”며 재회를 기약했다.

더욱이 평양을 방문한 방북단 인원이 103명으로 대규모인데도 북측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점을 통해 북측의 대화와 교류 의지를 확인한 것도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방북단의 한 인사는 “이번 방북 협의 과정에서 관련 당국은 서로 진의가 무엇인지 알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면서 “이런 모습은 양측이 민간 교류를 ‘비상구’로 열어두고 서로 탐색하는 창구로 삼으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들도 각계각층의 인사로 이뤄진 방북단 인사들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남측 정부를 비난하는 언동을 자제하는가 하면 앞으로 남측 당국의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파악하려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북측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새 대통령이 당선된 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변화하고 남측 정부의 정책도 바뀔텐데 대화가 이어져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이번 기도회가 그 방향성을 가늠해줄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도회에서는 예수의 몸과 피로 여기는 빵과 포도주를 서로 나누는 ‘성찬식’을 함께 올림으로써 신앙적으로 ‘하나님의 같은 형제자매’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평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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