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군사접촉 성사배경과 전망

북측이 접촉에 응하게 된 속마음은 결국 이번 접촉의 결과와 연결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우리측은 이번에 장성급군사회담 날짜를 가장 빠른 시기에 잡고 경협 현안의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도 제기할 방침이다.

북측이 이에 공감한다면 이 두가지 문제가 모두 풀리면서 군사적 보장조치에 대한 협의가 이어지고 장성급회담의 택일(擇日)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남순(南巡)과 베이징(北京) 방문을 통한 북한 수뇌부의 판단이 개혁과 개방으로 귀결됐을 경우, 이를 위해 북측으로서는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의 해결과 그에 이은 남북경협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점이 이런 관측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전망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최근 한미 간에 합의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인정 문제와, 한미군사훈련에 대량살상무기(WMD) 차단훈련을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협력방안이 갈등요인이 될 개연성이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접촉에서 경협 현안의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는 해결되더라도 장성급 군사회담의 날짜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는 과거 장관급회담의 합의에 따라 군사접촉이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장성급회담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6월 제15차 장관급회담 이후인 작년 7월 20일과 8월 12일 3∼4차 실무대표회담을 가졌지만 장성급회담 개최는 무산됐고 작년 9월 16차회담 뒤인 11월 3일 비공개로 실무대표회담 수석대표접촉이 있었지만 장성급회담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특히 작년 4차 접촉 때 북측이 한미 합동연습인 을지포커스렌즈(UFL) 개최를 문제삼은 것이 장성급회담 무산의 배경이 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번에도 PSI 등이 변수가 되면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장성급회담 전망은= 이런 우려를 딛고 3차 장성급군사회담이 열린다면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방안, 서해상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세부 이행방안, 서해상 공동어로 수역 설정 문제 등이 의제가 될 전망이다.

논의가 어느 정도 진척될 지는 불투명하지만 초보적인 긴장완화 조치에 합의한 종전 장성급회담의 결과를 볼 때 성과는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실제로 2004년 1∼2차 장성급회담에서는 ‘서해상 우발적 충돌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했고 이는 작년 8월 선전수단의 철거 완료와 서해 군사당국간 통신연락소 개설로 실현됐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3차 회담이 열린다면 남북 함정 간에 국제상선 통신망을 이용해 매일 ‘시험통화’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장성급회담의 정례화나 2000년 1차 회담 이후 멈춘 국방장관회담의 재개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이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한다면 9.19 공동성명 내용에 포함된 평화체제를 위한 국가 간 포럼 구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장성급군사회담의 결과물은 위폐와 금융제재 공방에 걸려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의 향방과 그 흐름을 같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2월 중 6자회담이 재개돼 공동성명 이행방안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면 장성급군사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6자 간 대화에 진전이 없다면 남북 군사당국도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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