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협력법 15년만에 개정안 마련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가 21일 북한 주민 접촉 승인제를 신고제로 전환하고 남북간 거래를 민족간 거래로 명문화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려면 국회 본회의 통과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일단 지난 90년 남북교류협력법이 제정된 이후 15년만에 처음 마련된 개정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이번 개정안은 특히 남북 접촉이나 교류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서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실제로 개정안에 따르면 북한 주민을 접촉하기 위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했던 것이 신고제로 전환됐고 부득이한 경우 접촉후 신고도 가능해졌다.

또 북한을 왕래할 경우 소지토록 한 통일부 장관 발급증명서를 1회용과 수시방문용으로 구분해 수시방문 증명서를 소지했을 경우 별도의 증명서 없이 신고만으로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통일부 장관이 물품의 반출.입을 승인할 때 일정 범위내에서 포괄적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했고 그동안 남북 협력사업자 승인을 받은 뒤 협력사업내용을 별도로 승인받도록 한 것을, 한꺼번에 승인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남북교역 및 협력 사업 절차를 간소화했다.

법안은 대신 과태료 규정을 신설, 각종 신고의무 위반 등에 대해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은 특히 남북간 거래를 ‘국가간 거래’가 아닌 ‘민족 내부거래’로 처음으로 명시했다. 지난 90년 남북교류협력법은 비슷한 내용을 담기는 했지만 이를 명문화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남북이 번거로운 절차 없이 무관세로 상품 교역을 할 수 있는 토대가 확고히 마련돼 교역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간 교류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경우 국제기구나 다른 국가들이 클레임을 걸어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지만 당국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이 부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표정이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90년대 중반 우리 나라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때도 남북간 거래를 내부거래로 한다는 점을 만장일치로 승인받았다”고 소개했고 다른 당국자는 “싱가포르가 이미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남북한산을 구별치 않기로 함으로써 좋은 선례를 남긴 바 있다”고 전했다.

이번 개정안은 또 대북 관계에서 정부의 자신감을 듬뿍 담아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개정안이 “시대 변화에 대한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정부의 통제적 성격을 풀어버린 것이 특징”이라고 밝혀 자신감을 내비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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