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PSI.개성억류놓고 `줄타기’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더욱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남과 북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와 개성공단 직원 억류 사건을 놓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양측이 이들 `뜨거운 감자’를 무난하게 처리할 경우 남북관계는 최소한 `상황 관리’는 가능한 국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파국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참여방침을 정한 가운데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PSI 전면참여는 우리 측 결정으로 북한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소재다.

북한 체제의 경직성을 감안할 때 대남 공식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남측의 PSI참여를 `선전포고’로 간주, “즉시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한 만큼 자신들은 `허언’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이 PSI 전면 참여를 빌미 삼아 군 통신선 차단 및 개성공단 통행 차단, 서해 등에서의 군사적 도발, 남북해운합의서 무효화 등으로 남북관계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반면 16일로 북에 억류된지 18일째를 맞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는 북한의 처분 여하에 따라 우리 정부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소재다.

신체의 자유는 물론 외부인과의 접견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20일 가까이 북한에 붙들려 있는 유씨 문제는 점점 자국민 신변안전 보호가 정부의 최우선 임무이자 존재 이유 중 하나임을 상기시키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정부로선 유씨 문제와 관련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외교적 노력과 대북 촉구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여론을 감안해서라도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모종의 `재검토’를 하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현인택 통일장관도 1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계속되면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우리 기업들의 자유로운 생산활동에 커다란 장애를 초래할 것이 틀림없다”면서 “그것은 개성공단의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북의 육로통행 차단으로 개성공단 인원의 귀환 지연 사태가 `핫이슈’였던 지난달 18일 “개성공단 폐쇄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저지선’을 쳤지만 유씨 억류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원의 일시 철수와 같은 `독한’ 처방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남북교류협력의 마지막 끈이나 다름없는 개성공단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는 것은 물론 남북관계 전환의 시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대화채널이 끊긴 지금 남북은 두 사안을 놓고 `장외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당초 정부가 시점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로 검토했던 PSI 전면 참여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북한의 반발과 그에 따른 남북관계 악화를 감안한 것으로 읽힌다.

아울러 북한이 최근 가족의 서신과 옷가지 등을 유씨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은 억류 장기화에 따른 남한 내 여론 악화를 의식한 데 따른 조치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남과 북이 각각 결정권한을 가진 PSI 전면참여와 유씨 억류건이 전혀 별개의 사안이고 성질도 다르지만 한쪽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다른 한쪽의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됐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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