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한미훈련끝나도 `산넘어산’

북한이 대남 위협의 빌미로 삼은 키 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20일 종료되지만 남북관계는 해빙의 조짐조차 찾아보기 힘든 한겨울이다.

북한이 키 리졸브 훈련을 빌미로 남한 민항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천명하고 육로 통행을 차단한 만큼 훈련이 끝나면서 한고비 넘겼다고 볼 수 있지만 장거리 로켓 발사라는 또 하나의 가파른 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 미국의 식량지원을 거부하고 개성공단의 숨통을 죄는 등 최근 북한이 보이는 강경 행보로 미뤄 당분간 남북관계가 전환될 수 있는 계기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북한은 내부적 필요 및 대미 협상 촉진과 관련한 수요에 따라 언제든 남북관계에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려 할 수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일단 이번 개성공단 파행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입장이지만 주변 환경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우선 쌀.비료 지원을 작년에 하지 않았고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류협력이 대부분 끊긴 상황에서 북한의 일방적 행동을 억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일각에서는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통과를 막는 등의 수단을 언급하지만 안정적인 남북관계 상황관리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남북간 출입.체류 관련 합의의 실효적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당국간 대화가 최선으로 보이지만 장거리 로켓 발사 국면이 지나가기 전에 상호 호응하에 실질적 대화가 이뤄지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4~8일로 예고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남북간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을 예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현재 정부는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천명한 장거리 로켓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라는 입장 아래 안보리 결의 1718호가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재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더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카드의 하나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로켓 발사 후 미국의 대응이 실질적인 대북 제재를 추진하는 쪽이냐, 6자회담 조기 재개 쪽이냐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응도 달라질 수 있지만 국민 여론을 감안할 때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이 남북교류협력의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을 대남 압박 카드로 삼기 시작한 만큼 우리 정부에 의해 대북 제재성 조치들이 추진될 경우 다시 공단 출입을 쥐락펴락해가는 등 방식으로 대남 압박을 해올 개연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의 군사적 도발 등으로 맞불을 놓으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키리졸브 훈련 이후 로켓 발사라는 또 하나의 장애가 있어 남북관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고 전제한 뒤 “로켓 발사 전후로 한 북.미, 북.중 등의 양자 교섭 구도 속에 남북관계에도 전기가 찾아올 경우 정부가 상황 타개를 위해 보다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