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포괄 규정법 생기나

북한의 실체를 사실상 인정하고, 남북회담 대표 임명, 남북 합의서 비준 절차 등 남북관계와 관련된 각종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최초의 포괄적 법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 1년 넘게 계류돼 있던 남북관계발전법안 처리 여부가 오는 24일 전체회의 처리를 앞두고 막바지 고비를 맞고 있는 것.

열린우리당 임채정(林采正) 의원이 당론으로 제출한 ‘남북관계발전기본법안’과 한나라당 정문헌(鄭文憲) 의원이 제출한 ‘남북관계기본법안’을 조율, 대안으로 추진중인 이 법안은 남북관계를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최초의 기본법적 성격이 있다.

법안의 내용도 남북관계를 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와 같이 특수관계로, 또 남북간 거래도 민족내부 거래로 규정하는 한편 5년마다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통일부 산하에 남북관계발전 위원회를 설치토록 하는 내용 등이 망라돼 있다.

그동안 법적 근거 없이 임명되던 특사 등 남북회담 대표의 임명과 관련, 법안은 통일부 장관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하도록 하는 등 절차를 명문화했고, 남북합의서 체결.비준.공포에 대한 구체적 절차도 규정해 뒀다.

향후 남북관계의 추진 방향과 관련돼 정부의 책무를 한반도 평화증진, 남북경제협력, 민족동질성 회복, 인도적 문제 해결 등으로 명시화했고, 예산을 수반하는 남북관계발전 계획은 국회의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져 있다.

임채정 의원측은 22일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남북관계를 법치행위에 의해 진행하게 되는 의미가 있다”면서 “남북관계를 법적으로 규정해 법적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최종적으로 넘어야 할 고비도 만만치 않다.

특히 여야는 법안 1조에 포함될 남북한에 대한 호칭 문제를 두고 입장 차이를 여전히 견지하고 있어 조율 결과가 주목된다.

여당이 법안에서 ‘남한’과 ‘북한’으로 남북을 지칭하는데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 등이 정통성을 거론하며 ‘대한민국’과 ‘북한’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우리당은 이미 북한을 정치적 실체로 인정하고 있고, 관례적으로 사용해 온 남한과 북한이라는 용어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인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가 정통성의 문제”라고 남한이라는 용어 사용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

여야는 물론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 문제가 아직 말끔히 정리되지 않았다.

이날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는 남북한을 남한과 북한으로 호칭하면서 남한은 통일이전의 대한민국을,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말한다고 규정한 ‘정문헌 안’을 두고 “임채정 의원 안보다 더 과격하다”는 주장도 제기될 정도였다.

이와 관련, 통외통위 관계자는 “전체회의에서 여야간 격론이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법안의 처리에 여야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이번 정기국회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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