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어떻게 될까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22일 휴회하면서 경색된 지 6개월을 맞는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 지 주목된다.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단초로 여겨졌던 6자회담이 13개월만에 가까스로 시동을 걸었지만 외견상 공방 끝에 헛바퀴만 돌린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회담에서 관심을 모았던 초기 조치의 합의에 실패하고 최소 기대치로 여겨졌던 후속 회담의 날짜까지 정하지 못하면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낳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재개와 함께 남북 대화의 재개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암중모색해 온 것으로 비쳐진 우리 정부로서는 다시 한 번 고민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북관계가 6자회담 상황과 맞물려 돌아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실제 6자회담이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열리지 못하는 와중에 정부는 7월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라 쌀 차관과 비료 제공을 전면 보류했고 남북관계는 7월 제19차 장관급회담을 끝으로 냉각기에 접어든 것이다.

당시에는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쌀 차관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10월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핵겨울’이 닥치면서 6자회담 재개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복원에 나서지 못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6자회담의 진전이 있어야 남북회담도 재개하고 관계 정상화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우세한 편이었다.

이런 흐름에서 본다면 후속 6자회담이 열려 최소한의 합의라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남북 당국 간 대화의 재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세의 흐름을 다르게 보는 시각도 팽팽해 보인다.

예컨대 이번 회담에서 각 측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구상을 제시하면서 서로의 의중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고 “가장 빠른 기회에 다시 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합의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번 의장성명이 작년 11월 5차 1단계 회담 때와 비슷한 결과물이기는 하지만 당시는 금융제재로 내리막길이 시작된 흐름인 반면 이번에는 그 해법을 모색하려는 시발점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 핵실험과 그에 이은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로 바닥을 찍었다면 현재는 대화의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점에 주시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깔려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대북 정책 사령탑을 새로 맡은 이재정(李在禎) 통일부 장관이 21일 “남북 간 대화와 인도적 지원이 중단된 상태에 있지만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화 재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때가 이번 6자회담이 이렇다할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장관이 “6자회담이 어려울 때 남북회담이 해결하고 6자가 어려울 때 남북합의가 뒷받침한다면 북핵 해결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한 것도 현재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2005년 상황을 상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6자회담과 남북관계가 동시 중단된 국면에서 2005년 5월 남북차관급회담에서 비료 지원을 매개체로 남북 대화를 재개한 데 이어 6월 17일 우리 측 특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6자회담의 실마리까지 풀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과 비슷한 기류는 올해도 한 때 포착됐다.

연초부터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추진한 방북 구상과 5월 9일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몽골 동포간담회에서 북한에 대한 많은 양보를 시사하며 물질적.제도적 지원을 언급한 것은 북미 대치로 막힌 한반도 정세를 뚫어보려는 정부의 의지가 투영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특히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북핵 해결과 남북관계 진전을 병행하는 게 여의치 않다면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북핵의 실마리를 풀어보자는 `견인론’의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더욱이 참여정부가 2005년은 물론 2006년에도 남북정상회담의 추진을 위한 물밑 작업을 꾸준히 시도한 것으로 확인된 점에 비춰 6자회담과 무관하게 남북대화의 복원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만일 미국 내 여론이 다시 강경해지는 등 추가로 정세가 악화되는 국면이 초래된다면 남북관계 정상화 작업이 상당한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비춰 향후 남북관계는 추가로 정세가 악화되지 않고 6자회담의 진전이 더뎌도 모멘텀이 이어진다면 독자적인 돌파구를 뚫기 위해 정상화 노력이 시도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6자회담이 BDA 파고를 넘어 속도를 낼 경우 남북관계 역시 정상궤도에 빨리 진입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핵실험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만큼 6자회담을 조금 더 지켜보며 남북 대화의 재개 시기를 저울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