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변화가 북핵 대화재개 ‘바로미터’

남북관계가 미·북대화, 북핵 6자회담 재개의 ‘바로미터(barometer)’가 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선 남북관계가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전개에 외교가에서는 남북관계에 따라 미북간 관계정상화를 위한 대화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중간의 대화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 방한한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한반도 정세의 진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남북관계의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6자 회담 재개의 조건이냐는 질문에도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정도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17일 한·중·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 전 한국을 다시 방문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이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천안함 사건의 피해자·가해자인 남북이 꼬인 매듭을 풀지 않는 한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도 진전이 어렵다는 입장인 셈이다.


특히 동맹국 미국은 남한의 천안함 대응조치에 전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북한의 사과를 비롯한 진정성 있는 태도변화가 선행돼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한미는 지난 6월 ‘선(先)관계개선 후(後)대화재개’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양자 접촉 범위는 다양하고, 그 수순은 남북 관계 개선이 먼저라는 것을 지난 6월말부터 한미간 완벽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최근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캠벨 차관보의 연이은 한반도 주변국 순방은 한미의 확고한 이 같은 입장을 대외에 재확인하면서 북한에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 변화를 보여라’는 신호로 읽혀진다.


하지만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를 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 또한 단순한 ‘사과’만으로 마무리되는 것에 대한 국민여론의 반발도 고려돼야 한다. 때문에 이른 시일 내 남북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천안함 사건과 별개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 재개에 나서야 한다는 당위적 차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한미가 마냥 남북관계를 앞세울 수는 없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중국과 북한이 대화 재개를 위한 평화공세를 벌이고 있고, 정부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천안함 사건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때문에 정부 안팎에선 일련의 평화공세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재개에 나서기에는 북한의 진정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행보가) 나쁘지는 않지만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비핵화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캠벨 차관보도 “납북 억류 어선의 석방,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된 조치,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기타 이슈 등 분명히 예비적 성격의 조치들이 그간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잠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 비춰볼 때 북한의 ‘평화공세’와 한·미의 ‘先변화요구’ 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정부는 인도적 차원의 ‘대화창구’를 유지하면서 대북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추어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나 비핵화 조치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이 한미의 요구 사항과 별개로 유화 공세를 펴는 형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특히 “남북간 대화를 하면서도 압박을 하는 ‘복합적 남북관계’가 유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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