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당분간 소강상태 유지하나

‘한반도 정세의 긴장상태를 원치 않는다’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이 올해 남북관계에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의 긴장상태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6자회담) 각 당사국들과 평화적으로 함께 지내기를 희망한다”는 언급도 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이 지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남 ‘전면적 대결 국면’으로의 진입을 선언한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은 남북관계에도 나쁘지 않은 신호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발언의 전후 맥락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최고 지도자가 ‘긴장을 원치 않는다’는 말을 한 상황에서 곧바로 대남관계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27일 “북한도 중국의 체면 문제가 있는 만큼 당장 인민군 총참모부를 통해 이야기했던 식으로 남북관계를 급격히 악화시키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볼때 김 위원장의 발언은 대남 측면보다는 지난 20일 출범한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향한 손짓에 방점이 찍혔다는게 중론이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언급한 올해 북한 신년공동사설 기조의 연장 선상으로 해석된다”면서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즈음해 그간의 북핵협상 기조를 이어가고 싶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을 그간의 대남 강경 기조를 완화시키려는 신호로 간주하기는 어렵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북한은 23일 이후 대내 매체를 통해 현인택 교수를 신임 통일장관으로 내정한 것과 우리 군대의 혹한기 훈련을 각각 비난하는 등 기존 대남비난 입장에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북한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주변 정세상 다시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최근 성명에서 예고한 대남 도발조치를 행동에 옮길 수도 있다는 것이 적지 않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시기적으로는 매년 3월께 열리는 한.미 합동의 ‘키 리졸브’ 연습 이후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해역에서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4~6월 꽃게잡이철에 빌미거리를 찾아 긴장을 조성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나리오에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그에 따른 북미대화 전개 양상이 될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적다.

그런 만큼 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한 한미공조의 틀을 공고히 하는 한편 신임 통일장관 부임을 계기로 대북 메시지를 신중하게 내 보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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