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도 `봄날’ 예상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3단계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열림에 따라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7개월 여간 꽁꽁 얼어붙어 있던 남북관계도 본격적인 해빙기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핵문제가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아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합의는 남북관계가 북핵문제라는 족쇄를 벗고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서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한동안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남북정상회담 개최론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에선 북한이 실제 초기단계 조치를 이행하는 것을 보고 움직여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지만 이번 합의가 북한 핵폐기를 향한 9.19 공동성명 이행의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여론은 남북관계 회복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은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유보된 쌀과 비료 지원을 재개하는 데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남측의 쌀과 비료 지원 유보 조치에 반발, 이산가족 상봉행사 중단을 선언하고 당국 간 대화를 단절한 점에 미뤄볼 때 대북지원 재개는 남북관계 복원의 핵심 열쇠다.

이재정(李在禎)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보된 대북지원은 6자회담이 진전되거나 남북대화를 통한 합의가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백종천(白鍾天) 청와대 안보실장도 지난 6일 브리핑에서 “6자회담에서 어느 정도 진전과 성과가 있으면 적당한 시기에 남북관계의 축을 살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쌀이나 그동안 중단된 비료문제도 논의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쌀.비료 지원 문제를 논의하려면 장관급회담을 비롯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쌀보다는 비료 지원이 우선 현안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최근 수년 간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에 적십자채널을 통해 비료 지원을 요청해온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연락해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료 지원 논의를 위한 고위급회담이 열린다면 이 자리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열차 시험운행 등 다양한 남북현안에 대한 의견교환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이산가족상봉을 논의하는 적십자회담, 경공업 원자재 제공 등을 위한 경제협력추진위원회 등 각급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성사되고 작년 5월 예정됐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연기한 열차 시험운행도 이뤄진다면 남북관계는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관광사업에도 훈풍이 불 가능성이 크다.

우선 미사일 발사 이후 수 차례 연기됐던 개성공단 추가 분양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폐수 처리장과 정.배수장, 변전소 등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에 필요한 기반시설은 대부분 상반기 중 완공될 예정이어서 추가 분양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데 남북이 공감하고 있지만 그동안 북핵문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 핵실험 이후 관광객이 급감했던 금강산관광사업도 북핵문제 진전으로 어느 정도 관광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이 추진하고 있는 내금강관광도 시작을 위한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올 초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던 남북정상회담 가능성도 다시 대두될 여지가 생겼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지금은 아무 것도 모른다. 시도하고 있지 않다. 이 환경에서는 어렵다고 본다”고 전제하면서도 “북핵 문제가 기본적으로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은 북쪽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남쪽은 얻을 것이 없다”며 “이 일은 순차로 해야 한다”고 말해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을 순차적 사안으로 평가했다.

이는 6자회담이 진전을 이루면 정상회담 개최 여건도 성숙할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케 한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핵문제라는 족쇄가 풀렸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리라고 본다”면서 “초기이행 조치가 잘 이뤄지면 정상회담(준비)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초기단계 조치 이행이나 핵폐기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북.미가 다시 맞설 가능성도 적지 않으며 이때마다 남북관계도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