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까지 흔들리나

북한이 5일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함에 따라 남북관계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쌀과 비료의 대북 추가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한편 오는 11∼14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의 개최 여부도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이관세 정책홍보실장은 5일 장관급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여러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숙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두달 여 전 열린 18차 회담에서 일정이 확정되고 이번 주 들어서도 연락관 접촉을 통해 세부 일정을 논의하던 남북 간 회담에 대해 ‘심사숙고’에 들어갔다는 점만으로도 연기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 정부, 대화의 끈 놓나 = 남북관계에서 그동안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리 정부가 먼저 남북회담의 연기를 요청한 적은 없었다.

2003년 10월17일 ‘북한이 핵무기 개발계획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미국의 발표가 있은 지 불과 사흘 뒤에도 우리 정부는 예정대로 제8차 장관급회담을 갖고 북측과 “핵 문제를 비롯한 모든 문제를 대화의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정부는 이처럼 북한과 관련된 제반 문제는 대화를 통해 푼다는 기조아래 대화의 틀을 유지해 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동안에도 남북 간 대화의 모멘텀은 유지해 북핵 문제 해결을 주도한다는 입장이었다.

작년 11월 5차 회담 이후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던 지난 5월 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몽골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에 대해 많은 양보를 하겠다.

제도적, 물질적 지원은 조건없이 하려고 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는 평가였다.

그럼에도 현재 일정이 확정된 유일한 남북 고위급 회담인 장관급회담 일정까지 연기할 것을 검토하며 ‘대화의 끈을 놓을 수도 있다’는 강수를 고려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정부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이 포착된 이후 5월에 두 차례, 6.15통일 대축전 때 1차례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남북채널을 통해 시험발사 움직임이 야기할 심각한 상황을 설명하고 남북관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차례의 경고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시험발사가 이뤄진 만큼 아무 일 없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보인다.

아울러 대북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국내 여론이 높아지고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대화 노력을 기울여 왔던 중국도 북한에 대해 비판적으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되는 등 국제사회의 부정적 기류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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