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연 北당사자 `공동주최자’ 아니다”

남측 단체가 북측의 조선아시아ㆍ태평양평화위원회(아ㆍ태위)와 공동으로 평양공연을 준비했더라도 아ㆍ태위는 공연에 필요한 협조를 해 주는 상대방일 뿐 공동주최자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담 대법관)는 “평양음악회 무산에 따른 보험금을 달라”며 CnA코리아와 세종증권이 LG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14억5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CnA코리아는 2000년 4월 세종증권 후원으로 평양에서 `2000 평화를 위한 국제음악회’를 개최키로 아ㆍ태위와 합의하고 100만달러(당시 12억원)의 공연대가를 지급한 뒤 지휘자 금난새씨와 교향악단 등 1진을 입북시켰다.

그러나 성악가 조수미씨 등 2진의 입북 직전 북측이 100만달러의 공연료 추가 지급을 요청하며 돌연 입국을 거부해 공연이 무산됐다.

CnA코리아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던 LG화재측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LG화재가 “평양공연 공동 주최자인 아ㆍ태위가 공연을 취소했고 이는 약관상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지급을 거절하자 2001년 10월 소송을 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원고 CnA코리아가 아ㆍ태위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데다 공연에 대한 북측의 비협조ㆍ방해를 담보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했던 만큼 피고측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원고 CnA코리아가 작성한 선전물에 아ㆍ태위가 공동주최자로 기재돼 있더라도 이는 흥행상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지 행사 주최자의 개념에 아ㆍ태위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주장처럼 아ㆍ태위를 행사 주최자로 본다면 원고들의 보험 가입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담보 대상도 공연장이 무너지는 경우 외에는 특별한 것도 없어 1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보험료를 책정한 것도 납득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