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연락사무소 문 열었다…24시간 소통 여건 마련

북측 소장은 전종수로 확인…北 "판문점선언 이행 더욱 가속화해 나가자"

남북이 오는 14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업무를 개시한다. 사진은 남북연락사무소 청사 전경. /사진=통일부 제공

남북이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설치하기로 한 개성 남북연락공동사무소가 14일 문을 열었다.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할 수 있는 물리적인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황해북도 개성시 소재 개성공업지구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 청사 앞에서 ‘이제, 함께 나아갑시다’는 슬로건 아래 공동으로 개소식을 열었다.

우리 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외 박병석·진영·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정세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및 개성공단 기업인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비롯해 전종수·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이날 개소식 기념사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남과 북이 함께 만든 평화의 상징’, ‘남북 상시 소통의 창구’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오늘부터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번영에 관한 사안들을 24시간 365일 직접 협의할 수 있게 되었다”며 “얼굴을 마주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서로의 생각을 전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민족 공동 번영의 산실이 되고자 한다”면서 “남북의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철도와 도로, 산림 등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10·4정상선언 이행방안과 신경제구상에 대한 공동연구도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장관은 나흘 뒤 열릴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한반도에 시작된 평화를 공고히 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 남북의 관계자들 또한 남북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고 평화의 내일을 앞당겨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2016년 2월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 /사진=연합

북측 리 위원장도 축하연설을 통해 “공동연락사무소의 개소는 북과 남이 우리 민족끼리의 자양분으로 거두어들인 알찬 열매”라며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설됨으로써 쌍방은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빠른 시간내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나갈 수 있게 되었으며 관계개선과 발전을 적극 추동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해 큰 보폭을 내짚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또 “북과 남이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함께 손잡고 나간다면 불신과 대결의 잔재들은 영원히 역사 속에 사라져버릴 것이며 기운차게 움트는 화해와 협력의 싹은 머지않아 평화와 번영, 자주통일의 거목이 되어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며 “적대와 대결로 얼어붙었던 분열의 장벽을 북과 남이 마음껏 오가는 열린 문으로 만들어 우리 민족의 전도가 달려있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더욱 가속화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 금색 양각으로 ‘공동련락사무소’라고 새겨진 가로 방향의 현판 제막식과 기념촬영,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이 함께 ‘연락사무소 구성·운영 합의서’에 서명하는 순서가 진행됐다. 개소식 참석 인사들은 행사 종료 후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연락사무소 청사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특히 이날 개소식에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이 연락사무소 북측 소장을 맡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측은 이날 오전까지도 누가 소장직을 맡을지 발표하지 않다가 개소식이 열리고서야 비로소 전 부위원장이 임명된 사실을 공개했다. 이로써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전 부위원장은 향후 주 1회 정례회의를 갖고 현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측 소장을 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오른쪽)과 북측 소장을 맡은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사진=연합

한편, 미국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간) 연락사무소 개소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 언론 질의에 “우리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기간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한 것은 남북관계 진전은 비핵화에 대한 진전과 보조를 맞춰 이뤄져야하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대로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문제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 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앞서나가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에는 여러 차례 긴밀하게 협의했고, 충분히 서로 이해하고 있는 바탕 위에서 남북관계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조 장관은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개성공단 재개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기본적으로 관련이 없다”면서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남북 경협을 추진해나가는 것은 (정부의) 기본적인 목표지만, 그것은 전반적으로 국제사회와의 공조 틀 속에서 풀어나가야 될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번 개소식 정부 초청인사에 개성공단 기업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편에서는 공단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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