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참여업체, 결의안 영향에 ‘촉각’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가운데, 현대아산을 비롯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 경협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은 결의안이 경협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결의안은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계획에 기여하는 물자와 사치품 등의 대북 수출을 금지한다고 명시, 일단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 등 순수한 남북 경협사업은 일정한 정도의 차질을 제외하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경협사업이 결의안에 의해 설치되는 제재위원회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북한의 핵 실험 이후 경협 사업의 신규 투자자 유치가 사실상 중단됐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거나 해상 검문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등 남북 경협사업은 여전히 백척간두에 서 있다.

◇ 현대아산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 계속돼야” =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사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아산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경협 사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아산은 이번 유엔 결의안에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조항이 없어 무난하게 이들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금강산 관광의 경우 북한의 핵실험 이후 취소율이 60%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3일을 고비로 대규모 취소사태가 잦아들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이 다시 안정을 찾은 것은 국민들이 남북 화해협력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간접 증거”라며 “북한과 주변국의 긴장이 높아질 수록 남과 북의 대화 창구는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아산 협력 여행업체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 직후 관광 취소 문의가 많았지만 요즘은 오히려 관광 취소로 인해 생긴 빈 자리를 찾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엔 결의안에 대해 북한이 추가 핵실험으로 응수하거나 해상 검문 과정에서 주변국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결과에 따라 남북 경협은 또다시 큰 도전을 받을 수밖에 없어 현대아산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 개성공단 입주업체 ‘불안감 고조’ = 이번 북핵위기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과 북한과 직접 교역을 해온 업체들은 대북 제재안 채택에도 불구하고 대북사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만약의 사태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시계업체 로만손의 김기문 회장은 “청와대와 여당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에서 정부는 개성공단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유엔 결의안 채택과 무관하게 개성공단 사업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입주기업들은 북측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 문제로 개성공단 사업이 잠정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최악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하고 있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기업은 어떤 경우에도 생산활동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현지 생산물량을 국내 공장으로 돌리는 비상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 실험으로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을 이미 연기한 한국토지공사도 대북제재안이 향후 사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내년 조성공사 완공을 목표로 지금까지 700억원을 쏟아부은 토공은 일단 정부 방침이 경협사업 계속으로 가닥이 잡힌 만큼 당장 사업진행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토공 관계자는 “일본 등 주변국들이 대북사업 중단을 요구할 수 있는 데다 차후 추가 핵실험에 따른 제재수위가 높아질 경우 사업이 어떻게 될지 몰라 한동안 분양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시멘트.골재수입.해운업계 ‘긴장’ = 그동안 개성공단에 사용하는 시멘트의 전량을 납품해온 현대시멘트는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될 경우 직접적인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 유엔 결의안이 사업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올해 시멘트 6만t(약 50억원 상당), 내년에 8만t을 공급하는 현대시멘트는 공단 조성사업이 예정대로 향후 45-50년간 지속될 경우 납품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만약 사업이 중단될 경우에는 현대시멘트의 매출 감소는 물론 그동안 시멘트 운송을 맡아온 20개의 영세 BCT 업체들도 한꺼번에 일감을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맡게 된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제재조치로 북한 해역 진입이 통제돼 북한산 모래 유입이 중단되면 수도권 골재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북한 해주에서 모래 채취 작업을 해온 인천골재협회 소속 18개 골재업체와 북한과 계약한 골재 수입업체, 해운업체 등도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건설교통부는 수도권 전체 모래 수요량(4천600만㎥) 중 북한 모래는 13%에 불과한 데다 올해 계획한 북한 모래 수급 물량 600만㎥ 가운데 이미 556만㎥를 반입했기 때문에 수급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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