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전환기…경쟁체제 도입논의도

남북경협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남북 관계 발전이 경협의 양적, 질적 성장을 모색하도록 만들면서 내용은 물론 시스템에도 새로운 경향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용에서는 경협 분야의 확대에 그치지 않고 경쟁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시스템적으로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설치에 이어 남북협력공사 설립까지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경협 분야는 이미 지난 7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때부터 당국 간 협의를 통해 경공업과 광업 분야로 가지를 쳐나갔지만 경쟁 논리는 북측이 최근 롯데관광에 개성관광사업을 제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현대와 북측 간에 2000년 체결한 7대사업 독점권 합의에 근거해 개성관광 사업권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롯데관광이 끼면서 앞으로는 대북사업에도 경쟁개념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논리가 부상한 것이다.

지난 10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주장이 나왔다. 열린우리당 한명숙(韓明淑) 의원은 “대북사업의 문호를 개방해 적절한 경쟁을 유도하는 게 긍정적일 것”이라며 “관광협력에도 협력사업 주체의 다각화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주장은 기업간 출혈경쟁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전제로 했다.

물론 개성관광의 경우 이미 현대가 그동안 공을 들였고 시범관광까지 실시한 만큼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정부 내에서도 감지되지만 이번 기회에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법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정된 남북교류협력법 제17조는 협력사업 승인 요건으로 ▲실현 가능하고 ▲남북한 간 분쟁 야기 사유가 없으며 ▲이미 시행 중인 협력사업과 심각한 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없고 ▲국가안보와 공공질서 저해 우려가 없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여기서 기존 협력사업과 경쟁 유발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고 돼 있는 대목은 사실상 독점을 보장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 때문에 경쟁 논리가 힘을 받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공익이 신장될 것으로 판단되고 ‘심각한’ 수준의 경쟁 가능성이 없으면 사안에 따라 경쟁이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의 이 달 말 개소와 정부의 ‘남북협력공사(가칭)’ 설립 추진으로 대표되는 시스템의 변화는 경협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경협사무소는 경협의 양적 확대는 물론 사업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당국 간 상시 채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협력공사 설립안은 북핵문제 해결 이후 폭증할 경협을 대비하는 반관반민 기구라는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더 클 전망이다.

현재 통일부가 구상 중인 이 공사의 기능은 남북경협 전반에 걸쳐 있다.

아직 정책화되지는 않았지만 자원개발이나 농업협력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를 포함한 대북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나 북한 내 공단개발 등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정부의 위임을 받아 대북 200만kW 송전계획인 ‘중대제안’의 시행을 총괄하거나 대북 식량차관 제공업무까지 담당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물론 국내외에서 재원을 모으는 역할도 따라붙을 것이라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통일부는 13일 열리는 정부 내 남북경협 태스크포스에서 공사 설립 추진 안을 설명하고 부처 간 협의에 들어가 올 정기국회 때 남북협력공사법을 제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