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일대 진전…北 ‘개방 결단’ 해석 섣불러

‘2007남북정상선언’ 이행을 위한 제1차 남북총리회담이 16일 남북경협 활성화 방안 등의 포괄적 내용을 담은 8조 49개항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이번 총리회담은 지난달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열렸지만, 이행 방안 마련을 위해선 북측의 군사적 보장조치가 선결될 내용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양측의 군부인사가 제외돼 반쪽짜리 회담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열렸다.

따라서 이번에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서해평화지대) 설치 문제와 ‘문산-봉동간 화물열차 운행”3통 문제'(통행·통신·통관) 등 대부분의 경제협력 사업과 관련해선 이번 달 27~29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국방장관회담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에 대해 “북한의 특성상 당과 군과 내각의 기능적 역할을 존중해서 실제로 운영을 별도로 한다”며 “양 정상이 정상회담 합의내용에 대한 추진의지가 강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는 환경이다. 국방장관회담 통해 한 번 더 정리되고 이행에 대한 군사보장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와 함께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안변과 남포 지역에 건설될 조선협력단지 개발과 해주경제특구 개발, 개성공단 2단계 개발, 3통 문제 해결 등 경제협력 분야에 대대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김영일 총리가 서울 방문에 앞서 북한 기업인 30여명과 함께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4개국을 순방하며 개혁·개방의 현장을 둘러보고, 김정일은 지난달 평양을 찾은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에게 ‘도이머이(개혁·개방)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따른 해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측의 최근 행보만을 가지고 북한의 개혁·개방 의지로 풀이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일단 현재 추진되고 있는 남북경협은 순수한 경제협력이라고 보기보다는 북한 특정 지역에 한정해 지원하는 성격이 강해 북한 전반에 대한 개혁·개방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은 최근 시장 경제의 단초라는 평가를 받았던 시장에 대해 김정일이 ‘비사회주의 온상’이라고 대책을 지시한 직후부터 전면적이 시장 통제 정책에 착수했다.

또 현재의 분위기는 북핵 6자회담 로드맵과 맞물려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해소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어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한 한시적인 유화 제스처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때문에 체제위협과 직결된 전면적 개혁·개방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북한은 지난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와 신의주특구 설정과 같은 조치들도 있었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낳은 결과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가 아니라 더 깊은 불신이었다. 현재 시장과 투자자들이 북한 정부나 김정일에게 보이는 불신은 사실 10년 전보다 훨씬 깊어졌다.

때문에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조선협력단지 개발과 해주경제특구 등에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지 예측하기 힘들다. 북한 당국의 개혁·개방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실천 없이 단순히 정권 안보를 위한 제한적 조치들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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