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단체 ‘천태종 개성 성지순례’ 제동

대한불교 천태종이 추진하는 개성 영통사(靈通寺) 성지순례에 대해 남북경협관련 시민단체들이 북한측에 지급하는 액수가 과다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남북포럼과 남북관광공동체, 개성사랑포럼 등 관련 단체들은 4일 “개성관광 꿈이 불교 신도들의 성지순례 차원에서 6월부터 열리게 될 것 같아 환영한다”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개성관광 대가로 북한에 1인당 100달러를 지급하는 것은 일방적인 퍼주기”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들은 “100달러는 개성공단 근로자 두 달치 월급이고, 금강산 당일 관광대가 30달러 보다 3배나 비싸다”며 “일방적으로 과다하게 관광대가를 지불하는 남북관광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관광대가 30달러 지급”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는 “과도한 관광비용 책정은 지속가능한 관광을 가로막으며 특히 금강산 관광비용 등도 함께 올려 북한이 ‘소탐대실’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개성 관광비로 과다한 액수가 지급되면 개성공단 인력 유출과 인건비 상승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통사 성지순례를 추진하는 실무단체인 천태종 ‘영통포럼’측은 이번 방문이 관광이 아니라 성지 순례 그 자체로, 북한에 지급하는 대가에는 불교유적 관리.복원비가 포함돼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영통포럼 노정호 사무총장은 “이번 방문은 성지 순례와 관련된 것으로 종단 차원의 행사”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에 지급하는 액수는 정부측 의견을 받아들여 50달러 정도만을 지급하고 나머지 50달러는 개성에 있는 불교 문화재 관리.복원을 위해 차후에 물자나 현금 등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방문은 경협이나 관광사업 차원이 아니라 문화 교류”라면서 “신도들의 불심에 따른 자발적인 참여 하에 이뤄지고 있으며 모든 회계가 투명하게 집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천태종은 2005년 10월 복원된 영통사에 대한 시범 성지순례를 오는 8일부터 3차례에 걸쳐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이후 매일 500명씩 성지순례단을 10만 명까지 모집할 계획이다.

총 비용은 차량비, 식비, 불교유적 관리비 등으로 1인당 17만원을 책정하고 있다.

이번 성지순례는 천태종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북측의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와 민족화해협의회가 합의, 추진하고 있다.

개성시 외곽에서 약 8㎞ 정도 떨어진 개풍군 영남면 용흥리 오관산(五冠山)에 자리하고 있는 영통사는 고려 의천 대각국사(1055∼1101)가 천태종을 개창한 천년 고찰로, 16세기 화재로 소실됐다가 남북이 공동으로 복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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