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남한만 적자…동서독, 북-중과 격차”

대북지원이 도리어 북한의 부정부패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동북아경제연구실의 이영훈 과장은 15일 ‘남북경협의 현황 및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북지원은 식량난 완화에 기여하고 있으나 북한주민에게 그 혜택이 충분히 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과장은 “현 단계의 대북지원은 인도적 지원에 국한하되 주민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식량배급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현재 남한이 실시하고 있는 인도적 지원이 당초의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현행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한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북한은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을 두려워하고 있어 남북경협이 개혁·개방으로 연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2000년 정상회담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과 남한의 안정적 식량지원 등이 2002년 ‘7.1조치’와 개성 및 금강산 특구 지정 등의 개방조치를 가능하게 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사건의 선후관계만으로 인과관계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남북경협을 통해 남북한 경제통합을 촉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북한 리스크(위험성)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경제가 회복되더라도 북한의 변화 및 남북경제통합이 촉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남북경협에서 북한 리스크를 해소하려면 남북경협과는 별도로 남북간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분단국의 경협 확대의 큰 계기가 되었던 1973년 동서독 ‘기본조약’과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을 비교해 보면 6‧15선언에는 무력불사용 및 평화적 해결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양자간 커다란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남북경협의 체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퍼주기’ 비판을 면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영향을 미치면서도 국내적으로 갈등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동서독의 경우처럼 투자와 지원의 주체를 이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의 공적투자는 상호주의의 원칙에 입각해 추진하고 인도적 지원은 적십자사와 같은 책임 있는 민간기구로 이양해 민간기구 주도로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는 에너지, 인프라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대북투자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도 WFP와 같은 국제기구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상업 베이스의 대북무역에서 흑자를 보이고 있고, 과거 동‧서독 간 무역에서도 서독이 흑자를 유지한 것과는 반대로 남북무역에 있어서는 남한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이고 있는 점은 중국이나 서독의 예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