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각종 사업을 하는 기업인들이 경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목소리를 내기 위한 모임을 발족한다.
대북 사업을 하는 기업인 대표 100여 명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모여 남북경협경제인총연합회(가칭ㆍ남북경련)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창립총회를 거쳐 공식 발족할 남북경련에는 북한을 상대로 한 농림수산물 교역이나 임가공 사업, 금강산 관광 사업 등에 관계하는 400여개 기업이 동참할 예정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소속 106개 기업은 이날 발기인 대회에 불참했지만, 앞으로 참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남북경련은 대북 사업을 하는 기업을 모두 아우르는 조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발기인들은 이날 모임에서 민간 경제 협력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북한 내륙 진출 기업의 활동 보장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중소기업남북경협회장 자격으로 이날 발기인대회 임시의장을 맡은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40∼50개 기업이 고사직전에 있다”며 “방북이 봉쇄당함으로써 내륙 진출 기업인들이 겪는 고통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가 대북 무역고의 10분에 1에도 못 미치는 개성공단사업이 남북경협의 중심이고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고 북측과 대응하는 양상을 볼 때 잘못된 대북교역의 실체를 보는듯해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폭넓은 정보와 정확한 인식을 하고 대북 정책을 수립, 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민간 경제 협력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고 기업 활동의 자율과 창조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며 선박 운행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남북경련 발기인들은 설립취지문에서 “북측은 남북 민간 경협을 담당하는 민경련이라는 단일창구를 운영하지만, 남측은 분산돼 있어 단일창구 마련이 필요하다”며 과당경쟁 중재기구 설립과 상호 정보 교류 확대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달 말 이전에 창립총회를 열어 공동대표단을 선출하고 통일부 산하의 사단법인으로 등록해 남북경련을 대북 경협 사업의 민간부문 책임기관으로 키울 방침이다.
개성공단 외의 북한 내륙에 진출한 기업들은 현재 업종별로 남북농림수산물사업협의회, 남북임가공협의회, 금강산발전협의회 등 14개 협의체를 결성해 놓고 있지만, 총연합회를 구성하는 것은 이번이 첫 시도다.
남북경련의 한 관계자는 개성공단기업협회와의 관계에 대해 “발기인 대회에 참가할 의사가 있는지를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면서 “추후에 대북 경협 민간 창구의 일원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개성공단이 차지하는 대북 무역고 비중은 최근 크게 증가했는데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개성공단 관련 법에 근거해 입주했고, 통일부로부터 경협과 관련해 정식으로 승인을 받은 협회이기 때문에 임의단체와 통합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박 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상임고문 자격으로 참석했다.
박 전 총재는 축사를 통해 남북 경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