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제13차 회의의 종결시간을 훨씬 넘기면서 밤샘협상을 진행,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당초 회의 마지막날이던 21일부터 22일 새벽까지 평양 고려호텔에서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열차시험운행 일정과 군사보장 조치, 경공업 지원 시기, 쌀 차관 제공 등 쟁점 협안들에 대해 의견 접근을 이뤄 문안 조정작업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2일 오전 중에는 종결회의를 열고 합의문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북은 이날 새벽 2시15분부터 4시55분까지 2시간40분 간 이뤄진 위원장 접촉에서 쟁점 사항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위원장인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접촉을 마친 뒤 합의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제 자구 조정을 해야한다”고 말해 각 의제에 대한 큰 틀의 합의는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남북은 열차시험운행과 관련, 다음 달 중순에 실시하기로 구체적인 날짜까지 잡았으며 이를 위한 군사보장 조치에 대한 사항도 합의문에 담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작년에 군사적 보장조치 없이 시험운행일을 5월25일로 잡았지만 북측이 행사 하루 전에 군부의 반대로 전격 취소를 통보, 무산됐다.
회담관계자는 “군사보장 조치가 되지 않으면 열차 시험운행 일정 합의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남북은 또 이달 중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을 갖고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와 함께 열차 시험운행을 조건으로 발효되는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사업’은 6월 중 착수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회담관계자는 “경공업 원자재를 실은 배가 6월 말께는 처음으로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측은 북한 지하자원 개발도 경공업 원자재 제공과 병행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6월 중에는 현장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북측은 이에 소극적으로 응한 만큼 합의문에 어떻게 반영될 지 주목된다.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은 우리측이 의류, 신발, 비누 등 3대 품목 생산용 원자재 8천만달러 어치를 유상 제공하면 북측이 지하자원과 지하자원개발권 등으로 상환하는 사업으로 작년 6월 제12차 회의에서 합의됐다.
우리측은 또 ‘북핵 2.13합의가 원만히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취지의 문구를 넣는 방안을 추진해 왔지만 과거 경협위에서 북핵 관련 문안을 집어넣은 사례가 없어 포함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북 식량 차관 제공과 관련, 남북이 쌀 40만t을 제공한다는 데에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원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 내용은 즉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평양=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