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사무소 당국자 철수 전말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남북경협사무소)에 상주하는 정부 당국자들이 사무소 청사를 떠난 시점은 27일 오전 0시 55분께.

이들은 관용차 2대로 청사를 떠나 새벽 1시 25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한 남쪽으로 내려왔다.

상황이 상당히 급박하게 돌아갔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지만 통일부 관계자의 당시 상황 설명은 의외로 담담했다. “북측이 물리력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상당히 정중히 나가달라는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 측은 24일 오전 10시께 리인호 북측 경협사무소장을 통해 김웅희 남측 경협사무소장에게 구두로 김하중 통일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으면서 “3일 내에 당국 인원 전원이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김 장관이 지난 19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간담회에서 “북핵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가 어렵다”고 발언한 지 5일 만이다.

한 당국자는 북측이 구두요구를 한 데 대해, “자기들(북측)도 책잡히지 않으려고 그런 것 같다”면서 “문건이 있으면 문건이 돌고 나중에 증명이 되지만 말로 하면 `그렇게 얘기한 것 아니다’라고 (한발 뺄 수)있으니까 공식적인 걸 피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리 측은 이러한 북측의 요구에 대해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공식적 입장을 문건으로 통보해줄 것을 요구했고 북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우리 측에 거듭 철수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처음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무시하고 있었는데 어제(26일)부터 막 압력이 들어왔고 밤이 돼서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왜 안가느냐’는 식으로 압박했으나 신체적 접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웅희 소장이 직원들과 회의를 해서 (철수)결정을 했다”면서 “청와대나 본부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 큰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해프닝일 수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어제 오후부터 북측사무소 직원들이 1시간 간격으로 찾아와 나가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으나 그 과정에 고성이 오가거나 물리적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북측이 지난 24일 `3일 만에 철수할 것’을 요구한 후 계속 철수 압력을 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남아있는 것이 의미없다는 판단에서 밤늦게 철수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김중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초 3일 내에 철수하라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남아있어 봐야 본연의 임무 수행을 할 수 없다고 보고 철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 당국자들이 평소 마지막 출입경 시간인 오후 5시가 지나 철수결정을 하자 북한 군당국은 26일 밤 우리 군당국에도 전화로 이런 사실을 통지했고 사무소 상주요원들은 관용차로 27일 오전 1시가 채못돼 사무소를 출발, 남측을 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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