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추위 합의문 도출 실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제11차 회의가 핵심 의제에 대한 추가 협의와 새로운 경협 확대를 희망하는 내용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하고 마무리됐다.

남북은 28일 오후 개성에서 경추위 제11차 회의를 열어 경공업 분야 원자재 제공과 지하자원 협력, 철도.도로 개통, 수산협력, 임진강 수해방지, 개성공단 2단계 동시 개발 등의 의제를 놓고 막판 조율을 시도했지만 합의문 도출에는 실패했다.

경협위가 합의문을 내지 못한 채 이번처럼 공동보도문 발표에 그친 것은 2003년 2월 서울에서 열린 제4차 회의 이후 처음이다.

남북은 이날 경추위에서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과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 간 위원장 접촉 등을 가졌으나 군사적 보장조치 및 대북 경공업 분야 원자재 제공 규모를 놓고 지난 20∼21일과 25∼26일 준비접촉에서 드러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남북은 이에 따라 전체회의를 열어 합의문 대신 공동보도문 내놓았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경공업 원자재 제공과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 철도도로 연결, 수산협력, 개성공단 건설,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 등이 민족 공동이익에 맞게 하루 빨리 결실을 볼 수 있는 방안을 계속 합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남북경협사무소) 개소를 계기로 민간.당국 차원에서 제기되는 경제협력 문제들을 신속하게 지원하거나 협의해 추진하며 경협사업을 새로운 형식과 방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폭넓게 진행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우리측은 열차시험운행 및 도로개통식과 공동어로,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 등에 대한 일정을 확정할 것을 요구하며 군사적 보장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북측은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명확하게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철도도로 문제의 경우, 우리측은 11월 중 마무리하자고 했지만 북측은 “준비가 다 됐다”면서도 날짜를 정하는 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지난 7월 10차 경협위 합의에 따라 남측이 의복류, 신발, 비누 등 경공업 분야의 원자재를 북측에 제공하고 북측은 지하자원 개발 투자를 남측에 보장키로 하는 문제를 협의했지만 경공업 원자재 제공 규모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우리측은 북측의 요청 규모가 많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요구한 규모는 신발 원자재 6천만켤레 분, 비누 2만t, 의류 7개 품목에 3만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정부는 이의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박병원 제1차관은 “북측이 요청한 물량은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밝히기 곤란하다”며 “어떤 질로 제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금액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북측은 지하자원 투자를 위해서는 기업과 전문가의 자유로운 현지조사가 필요하다는 우리측 지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제1차관은 위원장 접촉에서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위해 사업자가 합의를 준수해야 하고 당국 간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북측은 이에 “지난번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발표한대로 현대와 다시 협의하기로 했고 그 과정을 통해 해결토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박 차관은 전했다.

박 차관은 또 “조류인플루엔자 문제에 대해 남북 공동대응이 효율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남북은 종전처럼 차기회담과 산하 실무접촉의 기간 및 장소를 공동보도문이나 합의문에 명시하지 않은 채 이날 개성에서 개소한 남북경협사무소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개성=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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