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추위 열차시험운행 이번엔 하나

남북이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제13차 회의에서 22일 경의선.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을 다음달 17일 열기로 합의했지만 작년에도 날짜까지 잡아놓았다 행사 전날 북한 군부의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어서인지 당국자들도 완전히 확신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우리측은 작년의 사례를 거울삼아 이번 경협위에서는 군사보장 조치와 관련해 확답을 듣고자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합의문에는 ‘쌍방은 열차 시험운행 이전에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도록 적극 협력한다’는 수준으로 반영됐다.

물론 이 문구는 지난달 제20차 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에 담긴 ‘쌍방은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는데 따라’보다는 한층 진전됐다는 평가지만 열차시험운행을 위한 걸림돌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측이 경협위에서 군사보장 조치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은 것은 이 문제가 소관사항이 아닌 이유도 있겠지만 아직 군부에서 최종 동의를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올해는 시험운행이 예정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작년보다 훨씬 높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일단 이번에는 열차시험운행이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사업’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작년과 다르다.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은 우리측이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하면 북측은 지하자원으로 이를 상환하는 사업으로 작년 6월 제12차 회의에서 열차시험운행을 발효 조건으로 합의됐다
.
북한이 올해 신년사설에서 ‘경공업부문에서 생산공정을 적극 현대화하여 질 좋은 인민소비품(생필품)이 쏟아져 나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남측으로부터 경공업 원자재를 조속히 받기 위해서라도 열차시험운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에도 열차시험운행을 약속된 날짜에 하지 못하면 남측의 북한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질 것이 분명하고 이는 5월 말부터 이뤄질 예정인 대북 쌀 지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북한으로서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남북은 오는 27∼28일 개성에서 제13차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을 열어 시험운행 행사 계획과 시험운행 실시를 위해 필요한 자재.장비의 제공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물론 열차시험운행이 이뤄진다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일회성 행사일 뿐 전면 개통이 아니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열차시험운행은 3대 남북경협사업의 하나로 2000년부터 추진된 철도도로 연결사업이 마침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남북 철도물류 시대 개막에 한발짝 다가선다는 의미는 결코 가볍게 볼 게 아니라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부는 열차시험운행에 이어 단계적으로 전면 개통을 이뤄나간다는 방침 아래 우선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출퇴근용으로 경의선 일부 구간을 개통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시험운행이 이뤄지면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사업’도 급물살을 타게 된다.

남측이 올해 의류, 신발, 비누 등 3대 품목 생산용 원자재 8천만달러 어치를 유상으로 제공하면 북측이 지하자원과 지하자원개발권 등으로 상환하는 사업으로, 정부는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을 병행 추진함으로써 실효성있는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달 17일 시험운행이 이뤄진 즉시 협력사업 합의서가 발효되면 남북은 10일 이내에 실무를 담당할 이행기구를 구성, 여기서 세부 품목과 수량, 수송방식 등에 대해 합의한 뒤 6월부터 북측에 원자재를 제공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북한은 지하자원으로 원자재 제공 비용을 상환하는 절차에 착수하는데, 남북이 6월 중으로 북측 광산을 공동조사한 뒤 컨소시엄을 이뤄 북측 지하자원 개발에 투자하게 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방적으로 경공업 원자재를 지원하는게 아니라 우리에게도 실질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경협사업”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