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신뢰로 美 설득하기 위한 것”

북한에 `많은 양보’와 제도적.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전문가들은 10일 북미간 갈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정부의 `절박한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북미간 대결로 한국 정부가 중간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며 남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핵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의지 표현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6자회담 복귀와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미국에 대해서도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한 대북(對北) 압박에 동의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협상을 통한 핵문제 해결이 어려운 만큼 미국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남북간에 핵문제의 실마리를 풀자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북미간 대결이 계속되고 있고 한반도 정세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이 중간에 끼어 뭘 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정상회담 등 남북간 신뢰에 기반해 미국을 설득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의 몽골에서의 언급은 대통령도 현 상황에서 (북핵 타결을 위해) 이것 밖에 없지 않겠나 하는 나름의 판단을 했을 수 있다.

6월께로 예정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방북도 있고 정부가 나서서 보다 적극적 입장을 취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본다.

문제를 푸는 방법은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 내는 것이고 현실적으로 그것 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의 양보는 미국의 압박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국이 나서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상회담이나 최고위급 채널 필요하다.

이런 통로를 통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미국의 본심이 무엇인지를 북측에 전달할 수 있다.

DJ 방북은 물론,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져도 미국과 사전협의를 통해서 북측과 절충이 가능한 마지노선을 갖고 협의할 것이고 그런 역할은 한국 정부가 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9.19 공동성명 당시에는 핵문제가 잘 해결될 것으로 봤다. 그래서 잘되면 대북경협을 본격화 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지금은 9.19 공동성명 이행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먼저 경협을 하겠다는 것보다 정상회담 등을 통해서 북한이 문제해결의 의지 보이면 대폭적인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북 지원과 관련, 기존과 입장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대북경협 및 지원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정상회담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한 것으로 본다.

우회적이기는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에 대해 강력히 촉구한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기존보다 적극적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본다.

노 대통령이 언급한 물질적 지원은 쌀이나 유무상통 방식 등 새로운 경협을 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도적 지원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핵 문제와 관련, 미국은 계속 압박으로 나가고 있다.

또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에 기대를 걸었는데 결과가 별로 좋지 않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의 최근 방북도 신통치 않고 중국 입장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별로 내놓을게 없어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방미도 취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좌표를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이 있을 것이다.

이번 노 대통령의 언급은 북측에 기회의 길을 택할지, 아니면 도전과 고난의 길을 택할지 신중히 생각해봐라, 한국 정부는 물심양면으로 도와줄 자세가 돼 있다는 점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북측이 6자회담에 나와서 핵을 포기하는 조건이 성립돼야 하는 것이다.

6자회담 복귀만으로 한국 정부가 많은 양보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6자회담에 나와 북핵 폐기에 대해 행동대 행동을 합의하고 북한의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다.

북한이 계속 웅크리고 있고 소극적 전략으로 나오고 있는데 대해 한국 정부로서 안타깝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북미를 다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해서는 통큰결단을 내리면 물심양면으로 도와줄 준비가 돼있다는 점을 얘기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양보 제안이 상식을 넘는 수준은 아니다. 즉 6자회담에 나오지도 않는데 물적, 제도적 지원을 할 수 있겠나.

다만 대북지원에서 세세한 꼬리표를 달지 않겠다는 뜻일 것이다.

미국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북측에 마지막 기회를 주자,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어떻게 해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북측에 메시지를 전할 필요를 언급한 것이다.

또 한국이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했는데 그래도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지 않으면 한국 입장에서 대북정책을 신중히 재검토해볼 의향도 있다는 복합적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미국에 대해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내기 위한 적정한 수준의 압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한 압박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보인다.

DJ는 누구보다 북한을 잘 아는 사람이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장본인이다.

DJ가 현 시점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6자회담에 나와서 결단을 내리도록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다.

현 상황이 심각하다며 설득하는 것이다.

대북 양보 및 지원과 관련, 그동안 북핵 진전과 경제지원을 일정 정도 연계한 기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리가 북을 도울 마음의 준비와 물적 대비를 하고 있으니 6자회담에 나와서 기회의 길을 택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판단된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남북 정상회담을 열자고 하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추진해보자는 얘기다.

핵문제가 위폐 논란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의로 문제를 풀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남북간에 핵문제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려는 것으로 생각된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현재 북미관계는 물론, 한미관계의 성격을 설명하고 미국과 협상을 통한 핵문제 해결은 어려우니 남북관계 차원에서 핵문제를 풀자, 핵을 포기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DJ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면 핵을 포기하고 주변국으로부터 경제, 안보적 지원을 받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라고 설득할 것이다.

이를 김정일 위원장이 수락하면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고 정상회담에서 북이 핵포기를 선언하면 핵문제로 미국이 남과 북을 다루던 수단이 없어지는 것이다.

미국을 제치고 북핵문제를 타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를 한미간의 갈등으로 봐서는 안된다.

문제는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있다.

김 위원장이 결단을 하면 제의를 받는 것이고 미국에 결판을 내겠다고 하면 그러면 북이 말라죽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극적인 것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미국이 주도하는 게임이다. 위폐, 인권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고 6자회담 가능성은 없다.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북측과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이 난국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북측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보자고 하는 것이다.

남한이 살고, 북한이 사는 방법을 강구해보자는 것이다.

북핵문제는 미국이 남북분단이라는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

남북한 현상유지를 위한 미국의 게임이라고 본다.

그래서 북핵 문제가 안풀리고 있는 것이다.

북핵 해결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의심해봐야 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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