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탈북자 후원한 인천 구제병씨

“후원한 액수가 많지 않아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부끄럽습니다.”

인천의 한 기업인이 최근 5년간 대학생과 성인 등 국내에 살고있는 탈북자들을 남몰래 후원해온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인천에서 냉각탑 제조업체 경인기계㈜를 운영하는 구제병(63) 씨.

구 씨는 지난 2004년 3월부터 북한에서 이탈한 뒤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대학생 4명과 성인 1명에게 연간 1천800만원을 지원하는 등 탈북자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성실히 해오고 있다.

구 씨는 14일 “이왕이면 제일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었다”며 “많은 탈북자들이 국내 정착과정에서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가난하지만 공부를 잘 하는 대학생 탈북자를 중심으로 후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후원하고 싶은 탈북자를 직접 찾는 대신 기독교 계열의 탈북자 지원단체로부터 그때마다 추천 을 받는다고 했다.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을 추천 받은 뒤 졸업할 때까지 4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고 그 학생이 졸업하면 다른 학생을 추천받는 방법으로 후원을 진행해온 것.

이런 방식으로 구 씨가 지난 5년간 후원한 탈북자 대학생 수는 10여명에 이른다.

이들 중에는 졸업 후 국내 대학에서 북한음식 전공 교수로 재직하는 등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구 씨는 밝게 웃었다.

그는 탈북자들을 제대로 후원해보자는 생각에서 2006년엔 본인이 운영하는 업체 2곳에서 자금 일부를 출연해 ‘경인선교재단’을 설립했고 이후부터는 재단의 이름으로 탈북자 후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1995년부터 경찰의 탈북자 관리업무를 지원하는 민간단체인 인천 중부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탈북자 정착을 돕기 위해 멘토 결연, 의료.법률 자문 등의 전방위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 씨가 다양한 사회활동과 함께 탈북자 후원을 시작한 지도 어언 5년째에 접어 들었지만 회사 임직원들이나 주변 사람 가운데 구 씨의 선행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구 씨는 “내가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뒤늦게 실천하는 것뿐”이라며 “큰 액수가 아닌데 주목을 받게 돼 부끄럽다”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