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 동포와 ‘피와 살’ 나누겠습니다”

“남녘으로 건너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장기 기증을 통해 그동안 받은 사랑의 일부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남쪽으로 건너온 지 1~10년인 탈북자 50여명이 한날 한시에 장기기증 서약을 하고 사후 신체의 일부를 남녘 동포에게 나눠주는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

서울시 양천구 신월2동 기독교대한감리회 평화통일 교회 신도들이 그 주인공.

이 교회는 지난 97년 남한으로 건너온 탈북자 출신 강철호(41) 전도사가 2004년 세운 ’탈북자들의 교회’로, 북한 선교와 탈북자 지원 등을 주요 활동 목표로 하고 있다.

강 전도사는 북한을 나와 중국에 머물던 1995년 처음 기독교를 접한 뒤 남한에 들어와 교회 설립 등을 준비하다 99년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

그는 “처음에는 장기기증이 무엇인지 몰라 낯설기도 했으나, 막상 기증 서약을 하고 나니 나도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이 들게 돼 오히려 생활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강 전도사는 이후 교회에 나오는 탈북자들에게 장기기증의 필요성을 꾸준히 설명했으며, 탈북자들도 하나둘씩 장기기증의 의미를 이해하고 ’피와 살’을 나누는 이웃 사랑에 동참하게 됐다.

그는 “북한에는 사후 장기기증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 어색함을 느끼는 신도들도 많았다”고 말하고 “그러나 어차피 죽으면 사라질 신체의 일부로 다른 사람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신도들이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25일 오전 11시 교회 예배당에서 서약식을 갖고, 자신이 사망하거나 뇌사할 경우 장기의 일부를 기증하겠다는 증서에 서명, 장기기증 등록기관인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에 전달한다.

교회측과 장기기증 서약을 추진해온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의 조정진 상임이사는 “도움을 줘야할 대상으로만 알려진 탈북자들도 장기기증 서약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남한 사람들도 장기기증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지 않겠느냐”며 “장기기증 운동이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선 기증을 ’남의 일’로만 생각하지 않고 적극 참여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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