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만큼 다른 두 한국인 형제”

“형은 한국에서 27년간 복역한 남파 간첩 출신 비전향장기수. 동생은 가족을 이끌고 탈출, 5년을 떠돌다 동남아 정글을 거쳐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남파간첩과 탈북자 출신이라는 서로 다른 운명으로 한국에 살고있는 두 형제가 12년째 서로 만나지 않고 있는 사연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10일 소개했다.

신문은 `남과 북만큼 다른 한국인 형제’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비전향장기수인 문상봉(80)씨와 탈북자 출신 문충일(67)씨 형제가 2시간 거리에 떨어져 살고있지만 서로 만나지 않고있다고 전했다.

상봉씨는 중국 인민해방군에 입대했다가 북한군에 편입돼 6.25전쟁에 참전했고, 종전후 간첩으로 남파됐다가 1960년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27년간 복역후 1987년 전향서를 쓰고 풀려난 상봉씨는 스스로 일어나 앉기도 어려울 정도로 쇠약해졌지만 아직도 북한에 돌아가 46년전 헤어진 아내와 두딸을 만나는 날을 꿈꾸고 있다.

충일씨는 22세 때인 1960년 중국에서 자본주의자로 몰려 투옥됐다가 풀려난뒤 강을 건너 북한으로 도망쳤지만 국경수비대에 붙잡혀 중국으로 송환됐다. 내몽고의 집단농장에서 감시 속에 살던 그는 1989년 아내와 아들 딸을 데리고 중국을 탈출, 미얀마와 태국을 떠돌다 5년만인 1994년 한국에 도착했다.

트리뷴은 그러나 두 형제가 지금은 자유의 몸이 되었고 두시간 거리에 떨어져 살고있지만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상봉씨는 트리뷴과의 회견에서 “나는 여기 동생이라고 부를 수 없는 동생이 한명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동생이 서울에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다가 동생의 이름을 대자 약간의 동요를 보이며 “동생은 목숨을 걸고 여길 왔지만 난 이곳 체제를 죽을때까지 반대한다”고 말했다.

충일씨는 그러나 “국민도 제대로 먹이지 못해 난민으로 떠돌게 만드는 북한정부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나와 형은 정치적 이념이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형을 위해 기도한다”며 “우리의 비극은 분단국가의 비극”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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