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탈북자 받았다고 北인권 개선된것 아냐”

▲ 수원팔달구에서 4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의원은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라는 목표를 잃어버리고, 양적 교류를 확대하는 데만 치중’했다고 비판했다. ⓒ데일리NK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으로 당 내 건전한 비판자의 역할을 해왔던 남경필 의원(43세)이 수원시 팔달구에서 4선을 노린다.

14대,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남평우 의원의 아들, 최연소 3선 의원,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 ‘수요모임’ 공동대표 등 남 의원을 수식하는 말은 많다. 그만큼 높은 활동력을 보였기에 다선 의원들이 대거 탈락한 이번 공천에서도 지역 주민들로부터 평가 받을 기회를 가진 것.

보름 앞으로 다가온 4·9 총선에서 수도권 수성의 의지를 다지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남 의원과 23일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17대 국회에서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을 지낸 남 의원은 한나라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대북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의 골간에는 공감한다”며 “그러나 실천적인 면에서는 과거 두 정부가 북한에 끌려다닌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때로는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라는 목표를 잃어버리고, 양적 교류를 확대하는 데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대북정책에 올인하는 전략이 한미외교에 무리수로 작용하며 결국 대북정책이 외교정책의 틀과 조화롭게 추진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같은 경협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해야 한다”며 “북한 당국의 핵포기 의지를 명확히 확인한 다음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참여정부는 유엔 결의안에 계속 기권을 하다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할 때는 찬성표를 던졌고, 그 이듬해는 또 기권했다”며 “오락가락하는 인권정책 가지고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북자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북한인권 개선에 할 일 다 했다고 치부하면 안 된다”며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의 결의안에 적극 동참하며, 실천적 면에서는 국내외 NGO 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의원은 오는 총선 전망에 대해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며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전통적인 견제론도 있지만, 그것을 부채질하는 결정적 요소는 우리가 제공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들은 짧은 시간 안에 다시 과거 한나라당의 모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남은 보름여 기간 동안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낙승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남경필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 다선의원들이 대다수 공천 받지 못한 상황에서 4선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4.9 총선에 임하는 각오는?

“먼저 지난 10년간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팔달구민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변화와 발전을 선택한 국민들의 민심에 부응하는 정치적 토대를 만드는 선거이다. 새롭게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경제를 살리고 국민대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본다.

지난 대선에서 ‘경기도당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민심의 풍향계라 할 수 있는 경기도에서 142만 표의 압도적 지지율로 승리했다. 개인적으로는 정권 창출에 기여하면서 정계입문 10년의 이정표를 찍을 수 있게 되어 커다란 영광이다. 이 모두가 팔달구민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 섬기는 자세로 팔달구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수원시민의 변함없는 지지에 집권여당의 4선 의원으로서 크게 보답해드리고 싶다.”

▲ 지역구에 위치한 재래시장에서 유권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는 남경필 의원 ⓒ데일리NK

– 17대 국회에서의 의정활동을 평가해본다면?

“초반 2년은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04년 대표 발의한 ‘화폐기본법안’은 10만원권 화폐 발행과 화폐 도안시 여론수렴과정을 거치자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이 법안은 아직 계류상태에 있지만 10만원권 발행과 화폐도안을 위한 국민여론 수렴 취지는 이미 달성되었다.

또 2005년 발의한 ‘휴면예금 관리 및 재단설립에 관한 법안’은 2007년 통과돼 휴면예금이 저소득층을 위한 무보증소액신용대출사업, 소액보험 지원사업 등 저소득층 복지사업의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후반 2년은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북한의 미사일실험발사, 핵실험 감행 등 북핵문제가 악화일로에 있던 시기에 한미동맹 조정이 진행돼 상대적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 같다.

상임위 활동을 통해 대북 쌀 지원은 인도주의로 접근해 조건없이 지속적으로 지원하되 모니터링을 강화하자고 주장했고, 한미동맹의 미래 비전을 양국이 마련해서 국민들 앞에 천명해야 하며, 탈북자 국내정착 지원업무는 통일부에서 행정자치부와 지자체로 이양해야 함을 역설했다. 두 상임위에서 각각 2004년과 2007년에 NGO모니터단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 이명박 대통령 취임이후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며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낙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총선 전망을 해준다면?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전통적인 견제론도 있지만, 그것을 부채질하는 결정적 요소는 우리가 제공했다. 인수위 시절 설익은 아이디어들이 괜찮은 정책인양 마구잡이로 보도되어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다.

또한 돈 많은 국무위원 후보들이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해명성 발언을 한 사례가 많았고, 공천과정에서 원칙과 기준이 무너진 채 국민들이 보기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후보들이 공천되기도 했다. 국민들은 짧은 시간 안에 다시 과거 한나라당의 모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오늘 당장 투표하면 160여 석 얻을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남은 보름여 기간 동안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 수원 팔달구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시는지

“수원에는 굵직굵직한 난제들이 많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복원·정비, 신분당선 연장선 일괄착공, 수원 비행장 이전문제는 중앙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들이다. 또한 팔달구에도 재개발문제, 재래시장 활성화, 노인복지회관 건립, 공원 조성 등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앞으로 하나씩 매듭을 풀어가겠다.

위 현안들 중 특히 수원화성과 비행장 이전은 수원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본다. 오늘날의 수원이 있기까지에는 경기도청과 삼성전자 유치라는 호재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이 절실하다. 수원은 지금 재도약하느냐, 아니면 주변에 급속히 형성되고 있는 신도시에 밀리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 수원화성을 세계인이 보러오는 관광지로 만들고, 서 수원 발전의 걸림돌인 비행장을 이전시켜, 그 부지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제2의 수원도약시대를 열고자 한다.”

– 지난 10년간 한국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햇볕정책’이었다. 당내 소장파로서 북한에 대한 대북정책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을 보여 왔었는데 이에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의 골간에는 공감한다. 북한이 적인 동시에 형제이기도 한 모순을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혀야 하는 것은 우리의 숙명이다. 그러나 실천적인 면에서는 과거 두 정부가 북한에 끌려다닌 부분이 많았다.

때로는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라는 목표를 잃어버리고, 양적 교류를 확대하는 데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 지원을 해주면서도 눈치를 봐야했고, 오히려 받는 쪽에서 더 큰소리를 친 경우가 많았다.

미사일 실험발사나 핵실험까지 감행하는 북한을 보면서 국민들은 지난 10년간 ‘안보착시현상’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한 대북정책에 올인하는 전략이 한미외교에 무리수로 작용한 부분도 많이 있다. 한미외교의 불협화음은 대부분 북한문제에서 유래했다. 결국 대북정책이 외교정책의 틀과 조화롭게 추진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 이명박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비핵개방3000’을 바탕으로 한 실용주의적 접근을 주문하고 있는데, 실용과 국제공조를 강조한 이명박 정부의 외교,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대북정책의 문제점들을 시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본다. 잘된 점은 계승한다는 것이다.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같은 경협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북핵문제에 더 이상 끌려 다니지 말아야 한다. 북한 당국의 핵포기 의지를 명확히 확인한 다음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자는 것이다.

북핵 해결에 대한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천명하고, 그 의지는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관련국과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과거 정부는 북한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일본과도 얼굴을 붉혔지만, 이제는 그런 식으로 북한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

– 18대 국회에서 북한인권법, 납북자 지원법 등 북한 인권과 관련한 법안들이 쟁점화 될 것으로 보이는데, 법안 통과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북한 인권문제는 말 그대로 인류보편적 규범에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갖가지 예외조항을 두면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는 유엔 결의안에 계속 기권을 하다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할 때는 찬성표를 던졌고, 그 이듬해는 또 기권했다. 이렇게 하면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북한 역시 우리의 인권정책을 업신여기게 된다.

오락가락하는 인권정책 가지고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탈북자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북한인권 개선에 할 일 다 했다고 치부하면 안 된다. 유럽연합은 이 문제만큼은 원칙을 가지고 꾸준히 제기한다. 그래도 북한이 강력하게 항의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한 마디만 하면 필요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이유는 과거 정부가 스스로 원칙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의 결의안에 적극 동참하며, 실천적 면에서는 국내외 NGO 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햇볕정책’ 10년간 북한인권 관련 NGO들이 정부들로부터 외면 받아왔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정부와 NGO간 어떤 역할 분담이 가능할까?

“북한 당국은 인권문제 개입을 정권전복 행위로 간주하는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 교류하고 또 협상해야 하는 우리 정부가 직접적으로 NGO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무리다. 상호 내정불간섭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드러내놓고 할 수 있는 것은 유엔에서의 논의에 적극 동참해 우리의 의지를 천명하는 것 외에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간접적으로는 북한 내외에서 활동하는 NGO의 안전 확보 및 외교적 마찰 해소 등을 적극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