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체제가 장성택의 처형과 측근 숙청 등으로 공포정치를 구사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내부 안정화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제 불안정이 커져 향후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관희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16일 코리아정책연구원(원장 유호열)의 주최로 열린 ‘제6회 코리아 정책 포럼’에서 참석, “장성택이 가지고 있던 북한 내 위상을 고려해 볼 때 그의 처형은 북한의 향후 대외전략과 체제 전략의 장래 내구성 변화에 큰 충격을 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이런 공포 정치가 단기적으로는 내부적인 분위기를 위축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제에 대한 반감으로 보복의 기회를 엿보고 체제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들이 체제 전복을 꾀하는 급변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은 나이가 어리다는 문제보다 성격이 급하고 참을성도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김정은은 심지어 난폭하고 욱하는 면이 있어 (정책 부문에서) 좌충우돌한다”면서 “전반적으로 김정은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어 보이고, 이런 문제들이 누적돼 급변사태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또 “북한이 갖고 있는 사적소유 부정, 분배시스템 등 구조적 모순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지지 않는다면 경제적 회생은 불가능하다”면서 “북한 내 소셜네트워크가 활성화 되면서 통제가 어려워져 이후 북한 주민들에게 주체사상에 대한 시대 착오성이 확산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 대비하면서도 교류와 협력에도 힘을 쓰면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대박론’은 북한의 붕괴를 염두에 둔 것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통일 시대의 기반 구축과 통일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