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방=입대’ 북한예비시험과 한국수능 비교

2007년 수학능력시험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비슷한 길을 걸어온 학생들도 ‘그 날’ 이후 삶의 궤적은 크게 엇갈린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그 날’의 잔인함이 한국 학생만의 것은 아니라는 점. 동아시아의 학생들은 잔인한 경험을 공유한다.

한국사회사학회와 한양대 수행인문학연구소,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는 5-6일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서 ‘교육과 시험의 사회사’를 주제로 한국, 북한,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각국의 대학입시제도를 비교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동아시아 각국에서 대학입시가 차지하는 위상과 사회적 역할, 입시제도 자체의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미리 공개한 발표문 ‘한국의 대학입시와 무절제한 욕망’에서 “한국의 대학입시는 선발기능, 학교교육의 방향 제시, 사회통합 기능 가운데 선발 기능에 압도적으로 치우쳐 있다”고 비판한다.

김 교수는 “한국의 대학입시가 선발기능에 과도하게 집착할 때 소수의 승자와 대다수의 열패자를 거르는 장치로 작동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5.31교육개혁’이라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추진되면서 한층 강화됐다”고 주장한다.

신효숙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대학교육과 대학입시’라는 발표문에서 살벌한 북한의 대입제도를 소개한다.

북한 대학입학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학생을 선택한다는 것. 북한 학생은 우선 대학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추천권을 받아야 한다.

추천권은 국가가 장기 전문가 양성 계획에 따라 각 시.도별로 배당하며 각 학교는 배당받은 추천 학생 수 만큼 대학 입학시험을 치를 수 있는 학생을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집안의 내력, 부모의 당성 등이며 학생의 성적은 다음 순서다. 다만 전교 1등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제외한 모든 대학에 자동 입학할 수 있다.

추천권을 받지 못한 남학생은 대부분 군대에 입대한다. 어렵게 추천권을 따낸 북한의 수험생 역시 배수의 진을 치고 입시에 매달린다. 북한에 재수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능 격인 예비시험에 떨어진 학생은 군대나 사회에서 3년간 근무해야 다시 대학시험을 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대학입학생은 ‘직통생’과 제대군인, 직장생활자로 구성된다. ‘직통생’은 중학교육과정(한국의 고등학교) 졸업 당해 연도에 입학한 학생으로 수재 혹은 당과 행정기관 간부의 자제들이다.

반면 제대군인은 10년 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다. 이들의 비율은 30-40% 정도이며 “장기간 공부를 하지 않은 관계로 학업성취도가 낮아 대학의 질적 저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신 위원은 설명한다.

이밖에도 ‘지위달성과 선발시스템의 한일비교(아리타 신.도쿄대)’, ‘대만 대학입시체계의 사회학적 분석(왕 리윤.대만사범대)’, ‘중국의 대학교육과 대학입시(자오 윤더.난카이대)’ 등 동아시아 각국의 대학입시를 비교.분석하는 논문이 발표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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