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원 칼럼] 김정은 시대 北기업 특징과 南기업 진출 가능성

바야흐로 한반도 평화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새로운 평화시대의 개막을 선언하고, 다가오는 9월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소식은 한층 더 가까워진 남북관계를 확인해준다.

멀지 않은 미래에 남북이 선언한 한반도 평화시대는 주변국들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평화협정의 체결로 이어지고, 우리는 새로운 시장에서 다양한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남측뿐만 아니라 북측의 주민들과 기업들 역시 동등한 새로운 시장, 기회가 열리게 됨을 의미한다.

남측에서 기업활동은 개인사업자, 현지법인 등록을 통하여 진행할 수도 있고, 일정 지분을 투자하는 합영기업(Joint Venture), 라이센싱(licensing) 계약, 프랜차이징(Franchising) 계약을 통한 기업활동이 가능하다. 향후 남북 간 교류가 일반화되는 시기가 온다면 평양에서 생산한 제품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주문하고, 다음날 동평양지구에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택배차량이 자택 앞까지 도착하는 상상 또한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북측에서의 기업활동은 국영기업소, 외국인기업, 합영․합작기업의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 여기서 외부 자본이 들어간 외국인 투자기업, 합영․합작기업의 경우 투자한 지분만큼의 소유권, 재산권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이외에도 국영기업소 명의를 빌리거나 일부 공간을 임대하여 사업을 하는 형태의 비제도권 기업활동 또한 관측되고 있다.

다만 더 이상 자본을 가지고 있는 일명 ‘돈주’로 불리는 자산가의 투자는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영역이 아니다. 자산의 축적과정이 투명한 공민 개인의 투자는 기업의 부족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합법적 선택지 중 하나가 된 것이다.

민간의 자본을 활용하여 기업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북측 당국의 의지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3년차를 맞이하는 2018년도 현재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강국 건설을 비전으로 설정한 북측에서는 기업의 주동적‧창발적 역할과 동시에 자체 기업전략‧경영전략 수립을 통한 기업의 경영권 보장, 경제의 전반적 역할을 내각에 집중하고 내각책임관리제와 내각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사상적 경직성이 강한 당의 역할을 축소하는 동시에, 경제부문 사이 균형발전과 경제의 자립성 강화를 전략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 흐름은 초기 경영전략 연구에 있어서 상위 조직의 전략을 하위 조직에서 수동적으로 실행되어 옮겨지는 것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조직 내부에서 현장 학습능력을 통하여 형성되어지는 창발적 전략(Emergent Strategy)을 활용하는 1980년대 연구에 기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기업의 주동적‧창발적 역할의 중요성에 관하여 끊임없이 강조하는 북측의 의지는 세계적 추세에 맞는 연구성과에 기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측 기업들에게 경영전략을 세우고 이에 대한 주동적‧창발적 경영활동은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고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실례로 평양제1백화점의 경우를 보면, 《인민들이 즐겨찾는 상업공간》을 비전(사명)으로 설정하고, 뷔페식 식당을 건물 3층에 도입함으로써 고객들이 쇼핑과 외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였다. 나아가서 도매단가를 거치지 않고 생산단위들과 직접 주문계약을 통하여 상품을 확보함과 동시에, 낮은 가격에 최근 인기상품 및 주목을 끄는 상품들을 갖추었다는 고객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하였으며, 또한 수요연구대장을 통하여 고객 니즈(needs)를 파악하고 판매기록 및 상품 반응들을 기록하여 생산 단위에 전달하고 다음 주문에 반영하고 있다.

요컨대 북측지역에서 기업활동은 주문-계약을 통한 거래가 기본이 된다. 주문은 가격대비 가격, 품질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되므로 업체를 비교하여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기업과 주문계약을 맺을 수 있다. 하자가 있거나 불량제품이 있을 경우 반품 및 환불을 요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나아가서 동종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가격 할인, 고객회원 관리, 만족도 및 수요조사 등을 자체로 실시하는 등 다양한 경영활동을 진행 중이다. 자체 경영전략을 수립한 것에 기반한 기업활동을 진행해 나감으로써 경제의 활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한편 공식부문 기업이 모두 자체적으로 경영을 잘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설비노후화, 전기 부족 등으로 경영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직접 경영하지 않고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활동이 있을 수 있다.

주로 기업에 소속된 직원의 다른 경제활동을 용인하는 대신 일정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 입장에서 부가적 수입을 올릴 수 있고, 개인은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경제활동이 가능하며, 정부 차원에서는 인력수급의 불균형 문제를 완화할 수 있게 되는 이해관계 속에서 일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직장에 속한 개인의 다양한 경제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들 중에는 시장에서의 판매, 개인 사업, 또 다른 형태의 근로활동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시장에서의 핀매는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종합시장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종합시장을 이용하는 대가로 당국에 비용을 지불하고 사업수완에 따라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개인 사업의 경우 본인의 자산이나 수완을 발휘하여 모은 자금으로 창업을 하는 것으로써, 유휴공간을 활용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때 공민 신분의 개인이 직접 사업을 하는 것은 제도권 밖의 행위이므로 다른 기관‧기업소의 명의를 빌리거나 공간을 임대하여 사업 추진이 가능할 수 있다. 창업한 기업의 필요한 인력문제는 공식경제의 잉여인력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요컨대 북측 지역에서의 기업활동은 기업 자체 경영전략을 수립한 것에 기반하여 주동적‧창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비공식 부문의 유연성 또한 커지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곧 계획을 하달하고 생산을 통하여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경직성에서 벗어나서, 생산을 하지 않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면 그 또한 기업활동으로 인정하는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이러한 흐름은 남측 기업의 북측 지역진출을 촉진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는 한편, 북측 기업이 남측지역 진출을 결정하고 경쟁력 제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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