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황금평’ 개발 北 개혁조치로 볼 수 없어”

북한에서 개혁이 이뤄져 경제가 정상화되면 현재와 같은 북중 관계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21일 제기됐다.


오승렬 한국외대 교수는 이날 한국국제정치학회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협력’ 국제학술회의에서 “북중 경협은 북한의 비정상적인 경제 상태에서 파생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내부개혁을 이룩하면 현재와 같은 북중관계는 성립되기 힘들며 북한이 동북 3성 경제권에 편입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잃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북한이 중국에 수출하는 광물자원은 중국 동북 3성 발전에 필요한 것이며, 북한은 수출을 통한 외화 확보를 위해 교역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여러 기업들은 북한의 광물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자본을 투자했음에도 북한이 일방적으로 퇴출시킨 사례가 적지 않아 북중 간 불신감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중의 경협은 불신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양국은 단기간 높은 수익을 위한 사업만 관심을 갖고 있으므로 안정적인 경협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북한 경제가 정상화되고 북한 내부에서 광물자원의 수요가 늘어나면 북중 경협은 쇠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나선·황금평에서 이뤄지고 있는 북중 경협에 대해 북한의 개혁적 조치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선과 황금평이 경제 특구가 되려면 ▲대내외 교류가 용이해야 한다는 점 ▲시장경제 조치들이 시행돼야한다는 점 ▲중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활동할 기반이 구축돼야한다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현재까지 이러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북중경협도 향후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조만간 한·중·일이 북한 개혁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동 팀장은 “1980~90년대까지 북일 간 교류가 활발했지만 중단됐고 이후 북한은 남한과의 경협·교류에 관심을 보였지만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이마저도 중단됐다”면서 “이후 북중 교류가 활발한 상태지만 북한은 지도자의 한마디와 하부 경제 단위 정책들이 유기적이지 않기 때문에 북중 경협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