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산가족”…한적 의료지원단장 김석규 원장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남측 이산가족 97명과 동반가족 29명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한적십자사(한적) 의료지원단장 김석규(74) 인천적십자병원장은 “나 자신도 북에 어머님을 두고 온 이산가족”이라며 “만나고 싶은 마음을 간절하지만 이번에는 내 소임이 상봉자들의 가족을 챙기는 일이니 이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27일 오전 개별상봉이 열리던 금강산호텔에서 남측 공동취재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도 실향민임을 밝히며 “평양시내에서 나고 거기에서 자랐다. 6·25전쟁 때인 1951년 1·4후퇴 때 남에 내려왔다”면서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지만 어머님은 연세가 많으시니 아마 돌아가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단장은 “나는 평양출신으로 의사공부를 한 뒤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면서 “미국 체류 중 북한 병원 10여 곳에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는 사업에 참여했다”며 적십자 의료사업에 참여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북측 가족 소식에 대해 들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에 있을 때 편지를 하고 싶었는데 전혀 연락이 안되더라. 여기 와서도 평양이 고향인 분이 있을텐데 ‘고향이 어디십니까’하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공적인 일로 온 내가 그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한적 의료지원단은 이산가족들이 대부분 고령자여서 건강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상봉행사가 상봉자간 접촉이 많은 점을 감안 신종플루 발병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적은 김 단장을 포함 의사 3명과 간호사 2명을 의료지원단으로 구성했고, 앰블런스 1대도 준비했다. 상봉행사 이틀째인 이날 오후 온정각에서 야외상봉행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바람이 불고 기온이 크게 떨어져 행사는 실내행사로 변경될 정도로 참가자들의 건강문제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김 단장은 “고령자들이 많이 포함된 이산가족들이 행여 건강문제로 반세기 넘게 기다려온 상봉에 차질이 빚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북측 의료진과 신종플루에 대해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신종플루가 북측에도 있느냐고 했더니 ‘전혀없다’고 말하더라”면서 북한은 남측에서 신종플루 발병 소식에 북측 참가자들에게도 예방교육을 많이 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이어 “물론 신종플루로 확인된 케이스는 없을지 모르지만 북한에도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원장은 “상봉을 하면 서로 울고 형제들의 눈물 닦아 주다 보면 보건복지부 예방 지침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지않겠나”면서 “그래서 가급적 많이 울지 마시고 못다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시면서 ‘웃는 상봉’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