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다고 하지만 탈북자는 ‘수박 겉핥기’라 말해”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성산 감독은 ‘정말’이라는 단어를 5번이나 썼다. “처음에 시나리오 쓰기 시작할 때는 살벌하게 나올 줄 알았어요. 원제도 ‘태양의 저주’였습니다. 그런데 쓰면서 나도 모르게 저주가 아니라 용서가 됐더군요.

부모님에 대한 용서, 수용소에서 이유없이 죽어간 영혼들, 죽어가는 정치범에 대한 무관심에 대한 용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용서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자신, 사리원에 있는 정치범 수용소에서 매를 맞다가 탈북한 사람이다.

정씨는 “1995년 탈북했는데 아버지가 지난 2002년 회령 정치범 수용소에서 돌에 맞는 공개 처형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아버님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어요. 아버지뿐 아니라 수용소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영혼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북한의 비참을 숫자로 얘기했다. “북한 인구가 2200만~2300만명이었는데 지금은 1700만~1800만명이다. 더 이상 사람들 죽이면 안 된다.” 그는 “21세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 창피한 일입니다.

관객들이 보고 나서 ‘아, 이게 북한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이구나. 이게 남의 일이 아니라 몇 시간만 가면 닿을 수 있는 북한의 일이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필사(必死)의 의지로 작품을 무대에 올린 감독은 예술적인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요덕스토리가 ‘한국판 레미제라블’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특이한 뮤지컬이 아이로니컬하게도 대한민국식 공동창작임을 떠올렸다. “많은 국민들이 도움을 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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