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기는 식량지원…北 내년 봄 위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뒤 국제사회의 제재로 식량난이 가중돼 내년 봄 대규모 기근 등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핵실험으로 국제사회가 지난 7월 미사일 발사 때보다 한층 강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데다 최대 지원국인 중국과 한국마저 동참을 고려하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 식량사정에 더욱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11일 통일부와 북한농업 전문기관에 따르면 북한의 쌀, 보리, 옥수수, 감자 등 연간 식량 소요량은 650만t인데 비해 자체 생산량은 풍년으로 평가된 지난해 450만t에 불과, 200만t 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부족분 중 통상 남한이 제공하는 50만t을 포함해 100만t 가량을 외부에서 지원받아 실제 부족량은 100만t에 달한다.

그런데 남한이 올해 제공키로 한 50만t이 지원되지 않은데다 올해 여름 수해로 인해 10만t 가량의 감소분이 발생, 식량 부족량은 훨씬 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남한이 북한의 대규모 수해에 대한 긴급 구호를 위해 쌀 10만t 지원을 결정한 뒤 현재까지 8만9천500t이 북송됐으나 핵실험 이후 후속 지원이 중단 위기를 맞고 있어 부족량은 150만t을 넘어서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해마다 20만∼30만t의 식량을 수출.지원해오던 중국도 식량 지원 중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아직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대열에 동참할 태세여서 직.간접적인 지원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인도적 지원 대신 개발지원을 요구함에 따라 해마다 20만∼30만t을 지원하던 세계식량계획(WFP)도 지원규모를 올해 중반부터는 2년 동안 15만t으로 줄여 연간 7만5천t으로 감소된다.

WFP에 대북 지원 의사를 보였던 국가들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 지원용 식량자금을 내겠다고 나선 국가는 지난 8월 현재 아일랜드(30억원)가 유일한 실정이다.

지난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미국이 북한에 지원했던 2만8천t이나 일본의 4만8천t 제공 등은 대북 압박정책 아래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한창 추수가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올해 농사도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인한 농경지 유실과 침수, 병충해 등으로 작황이 신통치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산출량에는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따라서 올해 농사지은 식량이 바닥을 드러내는 내년 봄까지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대기근과 민심동요 등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올해 여름에 수확한 보리, 밀 등 식량은 예년 수준이었으나 가을에 수확하는 쌀과 옥수수 작황은 수해와 일조량 부족으로 작년보다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당장은 수확철이라서 외부 지원이 끊긴다 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테지만 내년 봄까지 제재국면이 이어지면 ’고난의 행군’ 등 지금까지 겪었던 어떤 위기보다 힘든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절대적인 식량부족에다 최근 확산된 시장에서의 가격 불안 등으로 주민들은 훨씬 더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베르티옴 WFP 대변인도 10일 제네바 유엔유럽본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회원국들의 재정 지원이 없을 경우 내년 1월께부터 대북 식량지원을 중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혀 내년 봄 북한의 식량위기 가능성을 뒷받침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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