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못 잊을 당신의 이름 목놓아 불러봅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공동주최한 국군포로·납북자 이름부르기 캠페인이 27일 오전 조선일보 앞 원표공원에서 진행됐다. (좌로부터)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김복남(이미일 이사장 모친) 여사, 수잔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가 납북자들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김봉섭 기자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납북자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가족들의 목소리가 27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졌다.


북한자유주간 행사 일환으로 진행된 ‘국군포로·납북자 이름 부르기 캠페인’ 현장에는 ‘우리는 결코 당신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라는 플랜카드가 가족들의 절절한 그리움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꿈에도 잊지 못하는 가족들이 조국과 가족에게 돌아오길 바라며 정성들여 그들의 이름을 부르려고 한다”며 “그들에게 발전한 조국을 보여주고 싶다. 그들은 경제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이 자국민을 책임지는 국격 높은 국가가 되길 바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납북 범죄사실을 시인하고 납북자 가족들을 보내도록 하려면 오늘 같은 국제적 연대행사를 통해 촉구해야 할 것”이라며 “살아남은 가족들에게 더 이상 기다릴 시간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 이사장의 어머니 김복남(90) 여사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북에 납치된 남편 이성만(92) 씨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 다른 사람의 부축 없이는 걷기도 힘들만큼 거동이 불편한 김 여사는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흐르는 눈물을 훔쳐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남편의 이름을 포함한 납북자 5명의 이름을 정성들여 하나하나 호명했다.


이 이사장은 “6·25전쟁이 일어나던 1950년 9월 북한 정치보위부라는 사람이 갑자기 집으로 와서 조사 할 것이 있다며 아버지를 데리고 갔다고 한다”며 “금방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그것이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말했다”고 아버지의 납북 상황을 증언했다.


당시 두 살이었던 이미일 이사장의 기억 속에는 아버지의 존재가 남아있지 않다. 아버지의 이름 석 자와 사진 속 모습만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고 있었다. 이 이사장은 “어머니는 언제나 좋은 아버지였다고 말씀하시며 끝까지 기다리시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노쇠한 어머니에게는 시간이 많이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납북 일본인들의 이름을 호명한 니시오카 츠토무 납북일본인구출협의회 회장은 이름 부르기에 앞서 “내년에는 ‘이름 부르기’ 말고 이곳에서 ‘환영회’를 하고 싶다”라며 “김정일의 물리적 수명은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정권이 무너지고 있어 그날이 멀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납북피해자는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태국, 루마니아, 중국 등을 비롯해서 12개 나라에도 있다”라며 “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전세계가 연대해야 하며 한국정부는 특히 자국민 보호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구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국제외교안보포럼’ 이사장은 “김정일이 죽고 북한정권이 무너져 급변사태가 일어나는 날 가족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우리가 그들의 이름을 부를 때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확실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잔 숄티 미국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김정일은 납북자 문제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고 남한 뿐 아니라 10개의 다른 나라들 또한 이 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한 많은 기관들의 협조가 탈북자들과 함께 이루어질 때 김정일 정권을 대항하는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와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국군포로·납북자 이름 부르기 캠페인’은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앞 원표공원에서 28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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